정부는 올해 전국에서 총 40만1000채의 주택을 공급하기로 했다. 작년 목표보다 3만채가량 줄어든 규모지만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보금자리주택 18만채가 포함돼 주목된다.

국토해양부는 18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10년 주택종합계획'을 발표했다. 국토부는 수도권에서 작년 목표보다 1만채 많은 26만5000채를 공급할 계획이지만 지방에선 미분양 등을 감안,작년(목표)에 비해 4만3000채가량 적은 13만6000채만 공급키로 했다. 국토부는 "그동안 주택공급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짜왔는데 올해는 실현 가능한 수준으로 목표를 내려잡았다"고 설명했다.

◆주택 공급 목표 낮춰 잡았다

올해 주택공급계획은 최근 3년간 목표치와 비교하면 가장 보수적이다. 2008년 전국 50만채(수도권 30만채 포함)에서 작년 43만채(수도권 25만채)로 줄였다가 올해는 40만채로 더 깎았다. 2008년 지방에서만 20만채를 짓겠다고 했지만 공급실적이 17만채,작년엔 12만5000채에 머물자 올해는 목표치를 13만6000채로 아주 낮춰 잡은 때문이다.

지방에선 미분양 해소(지난 2월 말 기준 8만9000여채)가 급선무여서 주택공급물량 조절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민간 주택공급이 계속 부진한 것도 요인으로 작용했다. 주택보급률이 전국적으로 101.2%로 올라선 점도 고려됐다.

올해 주택시장이 대체로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목표를 낮춰잡은 배경으로 꼽힌다. 정부는 올해 물가상승률(3% 안팎) 수준으로 집값이 안정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저렴한 보금자리주택 공급으로 인근 집값이 약세를 보이는데다 부동산 대출규제가 계속되고 있어서다.

그러나 최근 '집값 거품론'이 대두되고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는 물론 수도권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는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예상이어서 어느 정도 신뢰를 얻을 지는 미지수다.

◆보금자리 공급은 본격화

공급주체별로는 올해 민간에서 22만채,공공에서 18만채가 나올 전망이다. 공공 물량은 대부분 보금자리주택이다. 신규 지구지정(3 · 4차 예정),기존 택지지구,재개발 · 재건축 용적률 확대분 등을 통해 수도권에서 14만채,지방에서 4만채를 건설하기로 했다. 이는 작년 실제 공급량보다 4만채(7%) 증가한 수치다.

도심 내에선 소형주택 공급을 본격화한다. 정부는 원룸 기숙사 단지형다세대 연립주택 등 다양한 형태의 도시형 생활주택을 올해 2만채 건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작년 5월 도입됐지만 현실에 맞지 않는 규제가 수익성 확보의 걸림돌이 돼 공급이 활성화하지 못했다. 지난 2월까지 사업승인 물량은 4633채에 불과했다. 그러나 규모 제한 완화(150채→300채 미만) 등 활성화 방안이 마련돼 올해부터는 도심 소형주택에 지주와 건설업체의 관심이 뜨거워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거복지 · 환경 질 높여

정부는 전세시장 안정을 위해 공공임대주택의 50%,재개발 용적률 확대분의 일부를 철거 세입자들에게 우선 공급키로 했다. 전세자금 지원(최대 5조7000억원 규모)도 추진 중이다. 또 영구임대단지 안에 주택과 복지시설이 함께 들어간 '일체형 복지동'을 지어 장애인 등을 위한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시범사업을 전개하기로 했다. 이밖에 신규 주택의 경우 에너지 성능기준 강화(에너지 20% 절감),에너지 성능표기 의무화를 실시하기로 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