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20일이면 국내 최초의 펀드가 탄생한 지 만 40년이 된다. 1970년 5월20일 당시 한국투자개발공사가 설정한 '안정성장 증권투자신탁 1월호'(약칭 안성 1호)가 그 주인공이다. 기네스북에도 최초 펀드로 등재된 이 펀드는 현재도 가입이 가능하다.

투자개발공사가 대한투자신탁으로 바뀌었고 하나UBS자산운용이 대한투신을 인수해 지금까지 '안성 1호' 운용을 맡고 있다. 지난 16일 현재 설정 잔액은 202억원이며 최근 5년간 수익률이 106.36%에 이른다.

초창기에는 한국 · 대한 · 국민투신 등 '3투신'을 중심으로 펀드가 운용됐다. 1978년 주식형펀드 수탁액은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다. 1985년 말 164.4였던 종합주가지수가 이후 가파르게 올라 1989년 4월 1000선을 돌파(최고점 1007.77)하면서 펀드시장도 활황을 맞았다.

1990년대 들어 시장이 답보상태일 때 한투의 '라이플 장',대투의 '서터린치',국투의 '피스톨 박' 등 총기류 별명이 붙은 스타 펀드매니저가 등장했다.

외환위기 이후 한국 펀드시장은 두 가지 큰 계기를 맞는다. 국내 최초 자산운용사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설립(1997년 7월)됐고 최초의 뮤추얼펀드가 등장했다. 이어 1999년 3월 현대투신(옛 국민투신)이 바이코리아 펀드를 내놓으며 돌풍을 일으켰다.

세계 펀드 역사는 한국보다 100여년 앞서 있다. 세계 최초 펀드는 영국의 '해외 및 식민지 정부 투자신탁'(1868년),미국 최초의 펀드는 '미국 국제증권신탁'(1921년)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