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악의 '항공대란'] 30여개국 주요 공항 폐쇄…글로벌경제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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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하루 2억달러 피해
식료품ㆍ의약품 수송차질 혼란…철도ㆍ해운업계는 '반짝 특수'
식료품ㆍ의약품 수송차질 혼란…철도ㆍ해운업계는 '반짝 특수'
유럽경제가 경기회복의 길목에서 아이슬란드 화산폭발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화산재가 비산(飛散)하면서 18일까지 나흘째 유럽 각국의 항공기 운항이 3분의 2가량 중단되자 항공업계에는 하루 최소 2억달러 이상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국제항공운송협회 · IATA)되고 물류업계에도 충격이 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화산재 농도가 급속히 옅어지는 만큼 최악의 항공대란은 앞으로 2~3일이 고비이며,1주일 내 진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기상악화나 추가로 화산재가 분출될 경우 물류마비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글로벌 산업계 화산재 패닉
18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아이슬란드 화산폭발로 영국 덴마크 등 유럽 30여개국의 주요 공항이 전면 폐쇄되거나 일부 비행기 이착륙이 금지되는 등 항공대란은 나흘째 이어졌다. 이번 화산폭발이 2001년 9월11일 발생한 9 · 11테러보다 더 큰 피해를 몰고올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영국 민간항공국(CAA) 대변인은 "유럽은 9 · 11테러를 능가하는 최악의 혼란을 경험하고 있다"고 전했다. 9 · 11테러 당시 유럽은 대서양 횡단 노선 운항이 전면 금지돼 하루 수억달러의 피해를 입었다.
피해는 예상치 못한 곳으로까지 튀고 있다. 더타임스는 "유럽의 하늘길 봉쇄로 케냐 전체 수출액의 20%를 담당하는 화훼 수출이 모두 중단됐다"고 전했다. 교통편 혼란이 장기화될 경우 콩과 과일 등 식료품과 의약품을 비롯한 생필품 유통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영국 테스코는 "하루 이틀 정도는 재고물량으로 소화할 수 있으나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수입 농 · 수산물 가격이 폭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르켈, 60시간 만에 美서 귀환
반면 철도와 해운여객,호텔업계 등은 적지 않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FT에 따르면,유럽 횡단 철도인 유로스타의 경우 모스크바와 마드리드,아테네 등에서 유럽 중심부로 들어오는 거의 대부분의 노선 좌석이 예약된 상태다. 유럽 최대 페리운영사인 DFDS의 뉴캐슬-암스테르담 항로는 3일치 티켓이 모두 팔려나갔다. BBC방송은 "공항 폐쇄로 헛걸음을 한 승객들이 시외버스와 기차,택시,페리,호텔 등으로 몰려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으며 표를 구하기 위해 매표원들을 돈으로 매수하는 등 뇌물까지 오가는 상황이 빈번히 목격된다"고 전했다.
정치인들의 이동에도 심각한 지장을 주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항공안전 때문에 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 장례식 참석을 취소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영국 찰스 왕세자,스웨덴의 칼 구스타프 16세 국왕,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압둘라 굴 터키 대통령,타르야 할로넨 핀란드 대통령,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 등의 조문 일정도 줄줄이 취소됐다.
미국을 방문 중이던 메르켈 총리는 장례식 참석을 위해 포르투갈 리스본,이탈리아 로마를 거쳐 이탈리아 북동부의 볼차노에 도착했으나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폴란드 측에 조문으로 대신했다. 그는 미국을 출발한 후 60시간 만에 독일 베를린에 도착했다.
◆항공업계 직격탄… SAS 구조조정 돌입
아이슬란드 화산폭발은 유럽 항공업계에 직격탄을 날렸다. 스칸디나비아항공은 근로자 2500여명을 일시해고하겠다고 밝혔으며,승객들의 숙박비 부담을 견디지 못하는 저가항공사들이 향후 줄도산하게 될 것이라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스칸디나비아항공(SAS)이 이르면 월요일부터 노르웨이 근로자 2500여명을 일시해고할 계획이다. 코펜하겐과 오슬로,스톡홀름 공항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이 모두 결항돼 많은 직원들이 필요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SAS는 스칸디나비아 지역을 포함한 유럽 공항들이 정상화되는 속도에 따라 해고한 근로자들의 일터 복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AFP는 전했다. 항공 전문 사이트인 대니시 보딩은 SAS가 이번 사태로 하루 평균 1600만유로의 피해를 입고 있다고 분석했다.
◆장기물류 차질 예상도
전문가들은 이번 항공대란이 유럽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항공운항의 재개시점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IHS글로벌인사이트의 유럽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인 하워드 아처는 "이번 여파가 유럽 2분기 국내총생산(GDP)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원자재 및 완제품 유통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바다나 육지를 통한 대체 공급망으로 피해를 충분히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선 화산재가 추가로 분출될 경우 6개월 이상 물류 마비사태가 지속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관우/김정은/강경민 기자 leebro2@hankyung.com
전문가들은 화산재 농도가 급속히 옅어지는 만큼 최악의 항공대란은 앞으로 2~3일이 고비이며,1주일 내 진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기상악화나 추가로 화산재가 분출될 경우 물류마비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글로벌 산업계 화산재 패닉
18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아이슬란드 화산폭발로 영국 덴마크 등 유럽 30여개국의 주요 공항이 전면 폐쇄되거나 일부 비행기 이착륙이 금지되는 등 항공대란은 나흘째 이어졌다. 이번 화산폭발이 2001년 9월11일 발생한 9 · 11테러보다 더 큰 피해를 몰고올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영국 민간항공국(CAA) 대변인은 "유럽은 9 · 11테러를 능가하는 최악의 혼란을 경험하고 있다"고 전했다. 9 · 11테러 당시 유럽은 대서양 횡단 노선 운항이 전면 금지돼 하루 수억달러의 피해를 입었다.
피해는 예상치 못한 곳으로까지 튀고 있다. 더타임스는 "유럽의 하늘길 봉쇄로 케냐 전체 수출액의 20%를 담당하는 화훼 수출이 모두 중단됐다"고 전했다. 교통편 혼란이 장기화될 경우 콩과 과일 등 식료품과 의약품을 비롯한 생필품 유통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영국 테스코는 "하루 이틀 정도는 재고물량으로 소화할 수 있으나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수입 농 · 수산물 가격이 폭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르켈, 60시간 만에 美서 귀환
반면 철도와 해운여객,호텔업계 등은 적지 않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FT에 따르면,유럽 횡단 철도인 유로스타의 경우 모스크바와 마드리드,아테네 등에서 유럽 중심부로 들어오는 거의 대부분의 노선 좌석이 예약된 상태다. 유럽 최대 페리운영사인 DFDS의 뉴캐슬-암스테르담 항로는 3일치 티켓이 모두 팔려나갔다. BBC방송은 "공항 폐쇄로 헛걸음을 한 승객들이 시외버스와 기차,택시,페리,호텔 등으로 몰려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으며 표를 구하기 위해 매표원들을 돈으로 매수하는 등 뇌물까지 오가는 상황이 빈번히 목격된다"고 전했다.
정치인들의 이동에도 심각한 지장을 주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항공안전 때문에 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 장례식 참석을 취소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영국 찰스 왕세자,스웨덴의 칼 구스타프 16세 국왕,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압둘라 굴 터키 대통령,타르야 할로넨 핀란드 대통령,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 등의 조문 일정도 줄줄이 취소됐다.
미국을 방문 중이던 메르켈 총리는 장례식 참석을 위해 포르투갈 리스본,이탈리아 로마를 거쳐 이탈리아 북동부의 볼차노에 도착했으나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폴란드 측에 조문으로 대신했다. 그는 미국을 출발한 후 60시간 만에 독일 베를린에 도착했다.
◆항공업계 직격탄… SAS 구조조정 돌입
아이슬란드 화산폭발은 유럽 항공업계에 직격탄을 날렸다. 스칸디나비아항공은 근로자 2500여명을 일시해고하겠다고 밝혔으며,승객들의 숙박비 부담을 견디지 못하는 저가항공사들이 향후 줄도산하게 될 것이라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스칸디나비아항공(SAS)이 이르면 월요일부터 노르웨이 근로자 2500여명을 일시해고할 계획이다. 코펜하겐과 오슬로,스톡홀름 공항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이 모두 결항돼 많은 직원들이 필요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SAS는 스칸디나비아 지역을 포함한 유럽 공항들이 정상화되는 속도에 따라 해고한 근로자들의 일터 복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AFP는 전했다. 항공 전문 사이트인 대니시 보딩은 SAS가 이번 사태로 하루 평균 1600만유로의 피해를 입고 있다고 분석했다.
◆장기물류 차질 예상도
전문가들은 이번 항공대란이 유럽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항공운항의 재개시점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IHS글로벌인사이트의 유럽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인 하워드 아처는 "이번 여파가 유럽 2분기 국내총생산(GDP)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원자재 및 완제품 유통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바다나 육지를 통한 대체 공급망으로 피해를 충분히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선 화산재가 추가로 분출될 경우 6개월 이상 물류 마비사태가 지속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관우/김정은/강경민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