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의 화산폭발로 유럽 항공운항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국내 항공.여행업계는 살아난 여행 경기에 다시 먹구름이 드리우는 게 아니냐며 불안한 눈길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8일 항공.여행업계에 따르면 아이슬란드의 화산 구름이 유럽 대륙을 덮친 14일(현지시간) 이후 유럽행 항공 노선이 대부분 결항하면서, 이 지역을 여행하는 패키지여행 상품도 대부분 취소됐다.

현재 화산 구름이 서유럽 지역의 공항에 짙게 깔리면서,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 핀란드 헬싱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과 연결된 항공노선은 사실상 모두 취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은 이날 하루 유럽을 오가는 여객기와 화물기 34편 전편의 운항을 취소했고, 아시아나항공도 8편 전편을 결항했다.

공항공사는 16일부터 사흘 동안 출발 항공편이 53편, 도착 항공편이 37편 결항돼 모두 90편의 운항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여행업계도 서유럽행 패키지 상품이 대부분 취소되는 등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사태가 터진 뒤 서유럽행 패키지 상품은 대부분 취소됐다"며 "하루 평균 200여명의 고객에게 이미 결제한 상품 대금을 돌려주거나 대체 상품을 이용하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서유럽 지역 여행상품이 성수기에 접어들지 않아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이번 달에 서유럽 지역 여행 상품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 내외"라며 "아직 방학이 시작되지 않아 배낭 여행 수요가 미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항공 마비 사태가 길어지면 어린이날과 석가탄신일 연휴가 있는 5월과 6월 성수기 유럽 여행 수요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항공.여행업계는 불안한 시선으로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화산재의 영향이 생각보다 오래 지속돼 결항편이 늘어나면 항공사로서는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면서도 "조만간 운항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홍지인 기자 ljungber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