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EU-IMF합동회의 연기될듯..재무장관회의 '썰렁'

아이슬란드 화산폭발 여파로 유럽에서 항공대란이 계속됨에 따라 국제 사회의 외교 일정에 잇따라 차질이 빚어지고 있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당장 18일 열리는 폴란드의 레흐 카친스키 대통령 장례식에 참석하려던 각국 정상들의 조문 취소가 이어진 가운데 주말과 내주초 각종 유럽연합(EU) 각료회의가 차질을 빚었거나 빚을 예정이다.

그리스의 요청에 따라 19일로 예정된 EU-유럽중앙은행(ECB)-국제통화기금(IMF) 합동 회의는 항공기 운항 차질로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고 EU 관리들이 전했다.

그리스의 아테네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이 회의는 그리스 재정위기 타개를 위한 구제 패키지를 논의하는 자리로 관심을 모아왔다.

EU 집행위 관리들은 "EU 집행위와 ECB, IMF의 고위관리들이 모두 참석해 그리스 지원책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지만, 현재 상황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이날 회의의 연기가능성을 언급했다.

주말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재무장관 회의도 파행을 겪었다.

16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열린 아시아ㆍEU 재무장관회의는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 지원방안을 비롯해 역내 경제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여서 관심이 집중됐었다.

그러나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 이후 유럽 각국의 항공기 운항이 줄줄이 취소되고 공항 폐쇄가 이어지면서 각국 장관들이 일정을 단축하고 서둘러 귀국 길에 오르는 바람에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번 회의에는 당초 아시아 각료들도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중국은 물론 일본, 라오스, 몽골, 파키스탄, 러시아, 베트남 대표들이 모두 불참했다.

유럽의 경제, 재무장관들도 일찍 자리를 떠 이틀째에는 다소 썰렁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경제장관과 독일의 외르크 아스무센 재무차관은 회의 마지막 날인 17일 회의 결과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전격 취소했다고 AFP가 전했다.

라가르드 장관과 아스무센 차관은 항공기 운항이 속속 취소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기자회견을 취소하고 예정보다 일찍 귀국 길에 올랐다.

회담 이틀째인 이날에는 각국 대표단의 추가 회담이 이어질 것으로 전해졌으나 후속 회담이 대부분 취소됐다.

프랑스 경제부는 "라가르드 장관이 급히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불가피성을 강조했으며 독일 측도 아스무센 차관 일행의 귀국 길 상황이 평상시와 달라 후속 일정을 취소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미셸 바르니에 EU 역내시장 담당 집행위원과 이탈리아의 줄리오 트레몬티 재무장관 등도 조기 귀국길에 올랐다.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프랑크푸르트로 돌아가기 위해 서둘러 마드리드 회의장을 빠져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EU 순회의장국인 스페인 정부는 회담 취재에 나섰던 EU 출입 기자들이 브뤼셀로 돌아갈 수 있도록 버스 1대를 따로 투입했다.

한편, 항공대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EU는 19일 교통장관 회담을 열어 유럽의 항공대란 상황을 점검하고 대책을 논의한다고 순번의장국인 스페인 정부가 밝혔다.

이 회의는 특별 화상회의로 진행된다.

EU 각료들은 이 회의에서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로 분출된 화산재가 항공기 운항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항공 교통의 차질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고 AFP가 전했다.

(파리연합뉴스) 이명조 특파원 mingjo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