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해양을 필두로 STX그룹주들이 빛을 발했다. 19일 골드만삭스 역풍을 맞은 코스피 지수의 급락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강세를 기록했다.

최근 해운과 조선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STX그룹주들이 키맞추기를 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올해 들어 수주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19일 STX조선해양은 전 거래일보다 950원(6.83%) 상승한 1만4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STX엔파코도 3.44% 올랐으며, STX팬오션은 0.75%, STX는 0.71% 상승했다.

이 같은 선전은 코스피 지수가 1.6% 급락한 가운데 이뤄낸 것이어서 더욱 돋보인다.

특히 STX조선해양은 지난주부터 하루를 제외하고는 연일 상승해 최근 6거래일 동안 17% 이상 급등했다. 다른 빅4 조선주에 비해 부진했던 모습을 단기간에 만회하는 모습이다. 같은 해운·조선업종의 STX그룹주들도 이를 따라 함께 들썩이고 있다.

기관들의 러브콜도 이어지는 중이다. 기관은 지난 12일 이후 STX조선해양을 연일 순매수해 9000억원 어치 이상을 사들였다.

STX조선해양은 올해 들어 지난 9일까지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나타내며 1% 넘게 하락했었다. 같은 기간 현대미포조선이 47%, 현대중공업이 41%, 대우조선해양이 25%, 삼성중공업이 5% 오른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전용범 솔로몬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말부터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이 코스피 지수 상승률을 웃돌며 질주했고, 이후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뒤를 이었다"며 "그 동안에 유독 부진했던 STX조선해양도 최근 들어 리딩업체들의 회복에 따른 키맞추기 현상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지난주에는 세계 4위권의 대만 해운사 에버그린사가 컨테이너선 100척을 발주할 계획이며, STX조선해양이 수주할 가능성도 있다는 루머가 돌면서 주가에 불을 지폈다.

[분석]STX그룹주, 질주…조선주 '키맞추자'
STX조선해양 측은 "공식적으로 에버그린 측에서 오퍼를 받은 바 없다"며 부인했다.

하지만 이를 제외하고라도 올해 들어 신규 선박수주 실적은 나쁘지 않다.

올해 1월 5만8000톤급 벌크선 2척을 시작으로, 이달 들어서도 2만4000톤급 특수목적선(SPV) 2척 수주를 비롯해 벌크선 2척 등 수주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올해 들어 총 7억1000만달러 규모의 선박 19척을 수주했다.

이재원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STX조선해양을 비롯한 STX그룹 자체가 조선·해운 업종에 집중돼 있어 업황 변동에 민감하다"며 "반대로 업황이 회복되고 해외 M&A에 따른 재무 리스크가 완화된다면 주가 상승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