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1)의 2차 발사시점이 오는 6월9일 오후 5시께로 정해졌다. 지난해 8월 궤도 이탈로 1차 발사에 실패한 이후 10개월 만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기술적인 발사 준비 상황과 최적의 발사 여건을 종합 검토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19일 발표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우주센터 연구진은 작년 실패의 원인이 발사체 2단 로켓의 페어링(발사체 상단의 위성 보호용 덮개) 미분리에 있는 만큼 수차례 보완작업을 진행해 왔다. 페어링이 제때 분리돼야만 로켓이 제 속도를 내고 과학기술위성 2호를 정해진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궤도에 안착하는 각도가 0.01도만 빗나가도 위성은 '우주미아'가 된다. 1차 발사 때 한쪽 페어링이 분리되지 않아 위성은 궤도를 이탈해 결국 소멸됐다.

박정주 항우연 발사체계 단장은 "페어링 미분리의 원인을 전기적 · 기계적인 부분으로 나눠 보완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항우연은 전선에서 전기신호의 방전을 막기 위해 연결 부분에 실리콘 몰딩제를 코팅해 실험을 반복했다.

또 페어링 끼임 현상을 막기 위해 보강재를 주요 취약 부분에 붙이거나 페어링을 붙들고 있는 분리볼트에 대한 보강작업도 마쳤다. 항우연은 지난 2월 페어링 분리 시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모습을 일반에 공개하기도 했다. 발사 시간대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오후 4시30분~오후 6시40분 사이가 될 전망이다.

교과부는 "발사 전 사전점검에 8시간 정도가 걸리므로 오전일 경우 연구원들의 밤샘작업에 따른 피로 누적을 고려해 발사 시간대를 오후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 발사시간은 당일 기상상황 등을 고려해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교과부는 최적의 기상 조건에서 발사하기 위해 6월19일까지를 발사 예비일로 정했다.

현재 나로호는 부문별로 최종 검사가 진행 중이다. 발사대 시스템의 경우 지상기계설비 · 추진체공급설비 · 발사관제설비 성능시험이 마무리된 상태다. 국내기술로 제작한 2단의 경우 점화의 관건인 킥모터와 페어링 조립 · 점검이 끝났고 부분별 검사를 진행 중이다.

이달 들어 러시아에서 이송된 1단은 탱크압력 및 전기 · 유공압 점검 등이 한창이다. 이어 내달 말까지 2단과 과학기술위성 2호의 결합 후 1단과 최종 조립이 완료되면 한국과 러시아가 공동으로 수행하는 비행준비 최종 검토를 거쳐 발사될 예정이다.

목표 궤도에 오른 100㎏급 소형 위성인 과학기술위성 2호는 지구 저궤도에서 대기중 수분량을 측정해 기후변화 연구를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게 된다. 만약 이번 2차 발사에 실패하더라도 책임 소재를 불문하고 한국은 러시아와 계약상 3차 발사 권한을 가지게 된다. 김영식 교과부 과학기술정책실장은 "지금은 실패 후 계약에 따른 재발사를 논할 단계가 아니다"며 "현장에서 연구진이 반드시 성공한다는 각오로 밤낮 없이 일하고 있으니 국민적 힘을 모아 달라"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