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19일 천안함 침몰에 대해 "사건 발생 순간에 북한의 행위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 출석,이같이 말하고 "그래서 우리가 속초함을 전진시켜 포격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김 장관은 북한의 어뢰 · 기뢰 제작 능력에 대해 "몇 가지 어뢰,기뢰를 갖고 있고 중국이나 이런 데서 추가로 구매해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같은 경우는 자국산이 아니라 하더라도 다른 것을 구매해 쓸 수 있다고 보며,그런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침몰 원인에 대해 "물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함정의 뒤틀림 현상 등이 있으므로 짐작할 만한 것은 꽤 있고 명확한 물증을 찾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민 · 군합동조사단은 최근 천안함이 '버블제트'(bubble jet)에 의해 침몰한 것이 유력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군 당국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함 사고 조사를 위한 미국 전문 조사단은 당초 8명에서 15명으로 늘어났다.

군 소식통은 이날 "합조단은 지난 15일 함미 인양 직후 육안 및 과학적 분석을 통해 천안함이 버블제트 어뢰의 충격으로 두동강난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며 "합조단은 함미 절단면에 화학,폭탄 흔적이 없는 점을 들어 직주어뢰(한방향으로 가는 어뢰)가 아닌 버블제트 어뢰에 의한 폭발이 유력하다는 내용의 1차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엄청난 압력에 의한 폭발로 전사 장병들의 폐 등 내부 장기에 이상이 있을 것으로 보이나,부검을 하지 않아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군은 북한 연루설에 조심스러워하면서도,북측이 소유하고 있는 어뢰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미군 조사단원이 당초 8명에서 15명으로 확대된 것은 버블제트에 의한 폭발을 규명하기 위한 조치라는 관측이 나온다. 군 당국자는 "지난 15일 1차 육안조사를 마친 합조단은 천안함이 어뢰에 의해 침몰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리고,미군의 폭발유형분석과 과학수사의 인원을 보충해 줄 것을 요청했다"며 "퇴역 함정을 대상으로 폭발 및 무기 실험을 한 인물들로 구성됐다는 점이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해군 인양팀은 이날 함수에 설치한 인양 체인 3개 중 1개가 끊어지면서 재연결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높은 파고와 강풍이 겹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우 합참 공보실장은 "날씨만 좋으면 24일께 인양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군과 인양업체는 물 속에서 함수를 바로 세운 뒤 인양하는 방안을 최우선적으로 검토 중이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김 장관은 이날 사고 대응책과 관련,"자위권 행사,복구원칙 등 나름대로 충분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