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민선4기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취임한 첫해인 2006년 이후 지난 3년간 지자체들의 지방채 발행이 급증,빚이 무려 25조원이나 쌓여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민선 5기 자치단체장을 뽑는'6 · 2 지방선거'에서는 현역 단체장들의'경영성적표'가 최대 쟁점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커졌다.

19일 행정안전부가 분석한 지방채무 현황자료에 따르면 전국 246개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의 지방채 잔액(발행액에서 상환액을 뺀 것)은 지난해 말 현재 25조5331억원으로 민선 4기가 출범했던 2006년 말에 비해 무려 46.5%나 급증했다.

◆서울시 예산 맞먹어


연도별로 보면 지방채 잔액은 2006년 말 17조4351억원에서 2007년 18조2076억원을 거쳐 2008년 19조486억원으로 연평균 4.4~4.6% 늘었고 작년에는 전년 대비 34.1%나 급증했다. 작년의 지자체 빚 규모는 올해 서울시 예산(26조1682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상환능력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작년만 해도 지방채 발행액은 8조5338억원이었지만 상환액은 2조2062억원으로 3년(2006~2008년) 평균치인 2조3714억원에 비해 오히려 떨어졌다.

16개 시 · 도별로는 지방채 잔액이 1조원을 넘는 곳이 11곳에 달했다. 서울 인천 충북 충남 전남 등 5개 시 · 도는 3년간 지방채 증가율이 전국 평균(46.5%)을 웃돌았으며 광주광역시만 유일하게 2006년 9129억원에서 작년 8098억원으로 감소했다.

자치단체 규모별로는 광역시 · 도가 2006년 11조1276억원에서 지난해 말 17조7100억원으로 59.2% 증가,지자체가 클수록 빚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시의 경우 2008년 1조5544억원에서 지난해 말 현재 3조963억원으로 1년 새 두 배나 늘어났다. 2006년 말에 비해서는 무려 236% 증가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시(5조9731억원)와 군(1조5750억원)도 각각 21.8%와 27.6% 늘어났다.

민선4기 출범 이후 빚이 크게 늘어난 것은 과다한 사회간접자본 투자와 선심성 복지예산집행,잦은 청사신축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투자항목별로 보면 도로건설이 6조7788억원으로 전체의 26.5%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상 · 하수도 3조442억원(11.9%) △지하철 건설 2조7869억원(10.9%) △문화체육시설 설치 1조4120억원(5.5%) △재난재해복구 1조1560억원(4.5) 등의 순이었다. 2006년에 비해서는 지하철 건설비용이 38.5%,도로조성 비용은 33.4% 각각 늘어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쓰레기처리 비용(5034억원) 역시 38% 증가했다.

채권 상환기간별로는 △10~15년채가 16조1977억원(63.4%) △5~9년채 5조4396억원(21.3%) △1~4년채 3조3279억원(13.0%) △16년 이상 5879억원(2.3%) 등이다.

◆호화청사 신축도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도로나 지하철 건설은 장기 프로젝트여서 이해가 되지만 문화체육시설이나 재난 재해복구비 증가는 선심성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호화청사 신축,문화 · 체육시설 설치 등 낭비성 예산이 늘어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청사 신축 · 정비비용의 경우 2006년 4006억원,2007년 4658억원,2008년 5029억원에 이어 작년에는 5588억원으로 3년 새 39.4%나 늘었다.

행안부에 따르면 2005년 이후 작년 말까지 준공된 지자체 청사만 18곳으로 공사비가 1조3507억원에 이른다. 문화 · 체육시설(경기장) 설치비용 역시 2006년 5484억원에서 작년에는 1조4120억원에 달해 매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매년 발행하는 지하철 공채,지역개발채권 등 외에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재정지출을 확대하면서 지방채 1조1200억원을 추가 발행한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작년에는 서민경제 활성화,일자리 창출 등 위기 극복을 위한 재정지출이 늘고 세수는 줄어 지방채 발행이 많았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지방재정 건전성 확보와 예산절감을 위해 지방채 등 재정상태를 철저히 관리 · 감독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