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아이슬란드 '화산 재앙'] 인천공항 비행기 126편 운항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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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기계업체 부품수급 차질
국내기업 피해 확산
중소기업들 해외마케팅 차질…삼성ㆍLG, 시나리오별 대책 착수
국내기업 피해 확산
중소기업들 해외마케팅 차질…삼성ㆍLG, 시나리오별 대책 착수
공작기계용 NC컨트롤러(동작을 제어하는 핵심 부품)를 공급하는 지멘스코리아는 19일 오전 본사로부터 '공급 중단' 메일을 받았다. '기계 만드는 기계'로 불리는 공작기계 산업의 호황으로 재고도 소진된 터라 지멘스코리아는 현대위아,화천기계 등 거래업체로부터 독촉 전화에 시달리고 있다.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로 국내에서 유럽 쪽으로 항공이 나흘째 날개를 접었다. 예상보다 사태가 오래가면서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기업들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총 36대의 여객기와 화물기가 운항을 중단했다. 지난 16일 이후 누적으로는 126대다. 화물기만 따지면 총 44대다. 비행기 한 대당 수송 가능한 화물량이 약 100t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4400t의 수출품이 공항에 묶여 있는 셈이다.
기업엔 초비상이 걸렸다. 공장 가동률이 150%에 달할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공작기계 업체들은 독일에서 날라오는 NC컨트롤러 수급에 차질이 발생할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일본 화낙에서 공급받는 물량이 대부분이어서 아직까지 큰 문제는 없다"면서도 "1주일 이상 지속되면 자동차,IT 등 최종 수요 기업들에 납기를 못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수입 명품업체들도 물건을 제때 받지 못해 고객 응대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영국 브랜드 '멀버리' 관계자는 "알렉사 백은 대기 리스트가 길어 그렇지 않아도 빨리 공급해야 하는데 물건 공급이 안돼 독촉 전화를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 수출업체들은 해외 마케팅에 차질을 빚게 됐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상품 하나라도 더 팔려면 수요 기업에 직접 가서 설명을 해야 하는데 발이 묶여버린 것.신한다이아몬드 관계자는 "19일부터 독일에서 독일 건설장비 관련 종합엑스포인 BAUMA 2010이 열린다"며 "부스를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기가 많아 1년 전에 부스를 예약해 뒀는데 전시회에 카탈로그도 보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태가 길어질 경우 법적인 보상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기도 한다. IT부품을 수출하는 A사 관계자는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영국 등에 수출하려는 50만달러 규모 물량이 지난주 목요일부터 묶여 있다"며 "아직까지는 바이어들이 납기가 늦어지는 것에 대해 이해해 주는 분위기인데 장기화됐을 때 피해보상을 해줘야 하는 건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LG전자 등 유럽 현지에 생산 거점을 갖고 있는 기업들은 부품 조달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발생할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운항이 재개됐을 때 어느 곳에 먼저 물량을 보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지 우선 순위를 정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운항 차질이 다음주까지 넘어간다면 2단계 대응을 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동휘/안상미/심은지 기자 donghuip@hankyung.com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로 국내에서 유럽 쪽으로 항공이 나흘째 날개를 접었다. 예상보다 사태가 오래가면서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기업들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총 36대의 여객기와 화물기가 운항을 중단했다. 지난 16일 이후 누적으로는 126대다. 화물기만 따지면 총 44대다. 비행기 한 대당 수송 가능한 화물량이 약 100t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4400t의 수출품이 공항에 묶여 있는 셈이다.
기업엔 초비상이 걸렸다. 공장 가동률이 150%에 달할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공작기계 업체들은 독일에서 날라오는 NC컨트롤러 수급에 차질이 발생할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일본 화낙에서 공급받는 물량이 대부분이어서 아직까지 큰 문제는 없다"면서도 "1주일 이상 지속되면 자동차,IT 등 최종 수요 기업들에 납기를 못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수입 명품업체들도 물건을 제때 받지 못해 고객 응대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영국 브랜드 '멀버리' 관계자는 "알렉사 백은 대기 리스트가 길어 그렇지 않아도 빨리 공급해야 하는데 물건 공급이 안돼 독촉 전화를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 수출업체들은 해외 마케팅에 차질을 빚게 됐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상품 하나라도 더 팔려면 수요 기업에 직접 가서 설명을 해야 하는데 발이 묶여버린 것.신한다이아몬드 관계자는 "19일부터 독일에서 독일 건설장비 관련 종합엑스포인 BAUMA 2010이 열린다"며 "부스를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기가 많아 1년 전에 부스를 예약해 뒀는데 전시회에 카탈로그도 보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태가 길어질 경우 법적인 보상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기도 한다. IT부품을 수출하는 A사 관계자는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영국 등에 수출하려는 50만달러 규모 물량이 지난주 목요일부터 묶여 있다"며 "아직까지는 바이어들이 납기가 늦어지는 것에 대해 이해해 주는 분위기인데 장기화됐을 때 피해보상을 해줘야 하는 건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LG전자 등 유럽 현지에 생산 거점을 갖고 있는 기업들은 부품 조달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발생할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운항이 재개됐을 때 어느 곳에 먼저 물량을 보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지 우선 순위를 정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운항 차질이 다음주까지 넘어간다면 2단계 대응을 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동휘/안상미/심은지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