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로 이룬 '아메리칸 드림'…고국 증시상장으로 도약"
"1972년 당시 후진국인 고국을 벗어나 선진국에서 꿈을 키워보고 싶어 무작정 미국으로 떠났습니다. 이제 38년이 지나고 눈부시게 발전한 한국의 자본시장에서 풍부한 자금을 공급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게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

미국 기업 최초로 21일 코스닥시장에 상장되는 뉴프라이드코퍼레이션의 김은종 대표(69)는 "교포 기업인으로서 미국에서 기업을 홀로 일궈냈지만 더 큰 성공을 위해 늘 상장을 꿈꿔왔는데 마침 한국거래소에서 제안이 들어와 상장을 하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뉴프라이드코퍼레이션은 김 대표가 미국에서 31년 동안 맨손으로 일궈낸 복합물류서비스 업체.화물수송용 재생타이어 제조에서 운송차량 정비까지 물류회사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국 11개주에 32개 지점을 두고 있다. 미국 최대 철도회사인 BNSF와 GE 등 다국적 기업은 물론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160개 기업이 이 회사의 고객이다.

김 대표는 "반도인 한국에서는 낯설겠지만 광활한 대륙인 미국에서는 화물을 선박 열차 트럭 등 여러 운송수단을 이용해 한번에 목적지까지 중단 없이 수송하는 복합물류가 필수적인 산업"이라며 "정직하게 좋은 제품을 만들고,합리적인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하자 입소문을 타고 고객들이 꾸준히 늘었다"고 설명했다.

뚝심 하나로 업계에서 시장 점유율 1위 회사를 만든 김 대표이지만 성공이 쉽게 주어진 것은 아니었다. 서울대 상대를 졸업한 뒤 잘 다니던 무역회사를 그만두고 1972년 미국에 정착할 때만 해도 자신감에 차 있었다.

그러나 의류제조업과 낙농업 등에 도전했다가 연이은 실패의 쓴맛을 보기도 했다. 김 대표는 "외국인이기 때문에 판매망을 구축하고 종업원을 다루는 것은 물론 운영자금을 조달하는 것도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재기의 기회는 우연하게 찾아왔다. 1978년 물류회사에 다니던 지인을 통해 물류산업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것.김 대표는 곧바로 재생타이어 공장을 설립했고,이어 차량 · 철도 · 선박 장비를 정비해주는 서비스까지 사업을 확대하면서 지금의 복합물류 서비스 업체로 키워냈다.

김 대표의 성실함 덕에 회사는 설립 이후 매년 적자없이 지속적으로 성장을 해왔으며 지난해에는 매출 6301만달러(736억원),순이익 410만달러(48억원)를 올렸다.

김 대표는 코스닥 상장을 회사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각오다. 상장을 통해 얻어진 자본으로 중국 공장을 신설해 부가가치가 높은 신종 타이어를 생산하는 한편 미국 동부에 재생타이어 공장을 증축해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미국과 한국의 제도와 인식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김 대표는 "미국과 한국의 상법이 달라 상장되기까지 한국거래소와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으며,한국에는 여전히 생소한 복합물류서비스 업체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애를 먹었다"고 귀띔했다. 그는 "어렵게 상장을 하게 된 만큼 투명하게 기업을 경영하고 이익은 주주와 나누며,미국 기업으로서 귀감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