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미국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만 삭스가 사기혐의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제소당한 사건과 관련,국내 금융회사와의 관련성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골드만삭스가 판매한 부채담보부증권(CDO)과 비슷한 유형의 파생상품을 많이 매입한 우리은행에 이와 유사한 거래가 있었는지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골드만삭스와 직접 거래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불완전판매 또는 사기판매로 볼 수 있는 다른 거래들이 있었는지 일괄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2004년부터 4년간 CDO 65건을 포함,모두 81회에 걸쳐 18억2000만 달러를 파생상품에 투자했으며 지난해말 기준 95%가 넘는 누적손실율을 기록했다. 금융당국과 예금보험공사는 지난해 우리은행에 대한 조사를 벌여 투자를 결정한 전 · 현직 은행장에 대해 중징계 결정을 내렸다.

이와 관련,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CDO에 투자한 과정을 조사했을 뿐 미국 투자은행(IB)들의 사기판매 가능성에 대해서는 조사범위와 권한의 한계 등으로 인해 조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금감원측은 일단 골드만삭스와 우리은행이 거래한 CDO가 없더라도 다른 투자은행들과 거래했을 가능성이 있는지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일단 SEC의 정확한 조사 결과를 봐야 국내에서도 소송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인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상품의 내용과 판매 경로 등이 유사한 상품이 있는지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이와 관련,파생상품투자를 담당했던 전직 임원들을 지난 1월 배임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한편 이날 금융시장은 골드만삭스 기소 여파가 이어지면서 코스피지수가 전날보다 1.68%(29.19포인트) 하락한 1705.30를 기록했다. 원 · 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보다 7원80전 상승한 1118원10전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심기/정재형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