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이명박 대통령이 19일 정치권을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수유동 국립 4·19 민주묘지에서 열린 4·19혁명 50주년 기념사에서 “오늘날 우리 정치는 분열을 조장하는 지역주의와 인기에 영합한 포퓰리즘의 정치에 기대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 대통령은 또 “4·19혁명은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역사의 부름에 응답한 시대의 대변자였다”며 “그러나 오늘날 우리 정치는 좁고 추상화된 이념에 사로잡혀 서민의 절박한 삶과 국가의 어려운 현실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거듭 생각해 본다”고 말했다.이 대통령은 이어 “고되고 힘들어도 바른길을 가는 것이 국민이 부여한 책임을 다하는 길”이라며 “반대를 위한 반대에 치우치지 말고 화합과 통합을 지향하는 중도실용의 정치가 중심에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대통령은 “국민의 행복과 국익을 위해 대화하고 타협하며 작은 차이를 넘어 대승적 화합을 이루는 것이 정치선진화를 향한 성숙한 민주주의의 길”이라고 역설했다.

청와대의 한 핵심 참모는 “4·19 정신을 이어받아 절차적 민주주의에 이어 내용적,실질적인 정치 민주화를 이루자는 차원에서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부정부패의 척결은 4·19가 우리 시대에 요구하는 또 하나의 과제”라며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해묵은 권력·토착·교육비리가 뿌리 깊게 남아 있다.정부는 선진 일류국가를 만들기 위해 썩은 곳은 과감히 도려내고 근본적인 제도 개선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4·19 혁명에 대해 “모든 험난한 시련에도 불구하고 자유 대한민국이 지켜야 할 숭고한 가치를 회복하고자 한 민주주의를 향한 거대한 첫 걸음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하고 “위대한 민족적 각성과 순결한 정신을 자양분으로 한국 민주주의는 대지위에 굳게 뿌리 내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탈냉전과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세계 질서는 바야흐로 안보와 경제 두 측면에서 모두 대변혁기에 접어들었다”며 “바로 이러한 시기에 우리 앞에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 선진화라는 또 하나의 역사적 과제가 있다.4·19혁명의 순수한 열정과 뜨거운 정의감을 가지고 선진일류국가를 향한 민족사의 새로운 진운을 개척한다면 우리가 넘어서지 못할 어려움은 없다”고 지적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