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지켜라!'

과거에는 만화 속 영웅들이나 부르짖던 말이었지만 오늘날에는 '녹색성장'과 '녹색소비'가 국제적인 화두로 떠오르면서 모든 이들이 실천해야 할 절대적 과제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녹색성장이 지속가능한 국가 발전을 보장하고 지구온난화 등 환경 위기에 놓인 지구를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석학이자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도 녹색 물결이 농업,산업,정보 혁명에 이은 '제4의 물결(the Fourth Wave)'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를 위해선 정부와 기업은 물론 국민 개개인의 자발적 참여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녹색소비란 제품을 구매하고 사용한 후 버릴 때까지 전 과정에서 친환경적인 행동을 한다는 의미다. 환경 친화적인 상품 구매와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재활용,분리수거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 밖에도 주택의 단열,적정 냉난방 온도 유지,자동차 이용 자제,자전거나 대중교통 이용하기,물 절약,1회용품 사용 자제 등이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정부,환경단체,기업들도 각종 녹색소비 실천방안과 캠페인 등을 적극 펼치고 있다. 환경부가 추진 중인 '녹색구매 자발적 협약'이 대표적이다. 이 협약은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친환경 상품 구매를 활성화하고 제품의 생산 · 유통 · 소비과정에 '녹색 사슬(Eco-Products Chain)'을 구축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시민단체 등 민간에서도 자발적인 녹색소비자 운동을 통해 지역별로 녹색구매 환경을 조성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예를 들어 매월 한 가지씩 녹색살림과 관련된 내용을 공유하고 실천하는 '경기 녹색살림실천단'은 출범 첫해인 2006년에 안산 · 평택 · 과천 등 3개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했지만 2008년에는 8개 지역까지 늘어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일상에서 녹색소비를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도 마련되고 있다. 롯데백화점,신세계,갤러리아,AK플라자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녹색소비 캠페인 기간인 22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환경을 주제로 하는 그림그리기,글짓기,에코백 디자인,사진 콘테스트 등 일반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녹색소비에 동참하고 녹색소비의 의미를 생각할 수 있는 여러 이벤트를 매장별로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한국경제신문과 함께 앞으로 1년 동안 한국경제신문 지면 및 온라인을 통해 매주 1회 '녹색제품이 생활을 바꾼다'를 주제로 환경마크 및 탄소성적표지 인증제품을 소개하며 녹색제품 홍보와 구매확대를 위한 공동 프로젝트를 실시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녹색소비는 '잡동사니 소비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잡동사니 소비란 냉장고가 지나치게 가득차 있는데도 장을 보거나,불필요한 물품을 충동 구매한 후 창고에 쌓아놓는 등 쓰지 않을 재화를 사서 결국 버리게 되는 행위를 뜻한다. 에너지관리공단은 냉장고를 꽉 채우면 60%만 채웠을 때보다 연평균 86.4㎾의 전력,9500원어치를 더 소비한다고 분석한다.

세계적인 환경운동가들이 말하는 '지구를 지키는 습관'도 눈여겨볼 만 하다. 캐나다의 환경운동가 데이빗 스즈키는 지구를 지키는 10가지 소비습관으로 △교통분야 △가정분야 △음식분야 △기타분야 등으로 나눠 실천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자동차는 저공해 차량인지를 확인해 구입하고 △자전거타기 △카풀 또는 대중교통수단 이용 △에너지 효율이 높은 가전제품 구입 △지역농산물 먹기 등을 강조했다. 미국의 기후변화 전문가 크리스 구달도 △가정과 사무실 내 적정한 냉난방 유지 △절전형 조명 △대중교통 이용하기 △항공기 여행 자제 △재활용품 사용 등을 제안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