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10년 이상 투자해야 할 어린이펀드에서도 환매가 이어지고 있다. 어린이펀드의 조기 환매는 국내 투자자들의 단기투자 성향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어린이펀드 설정액(투자원금)은 지난 19일 2조4923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1252억원 감소했다. 주식형펀드 환매가 시작된 작년 4월보다 2000억원가량 줄었고 최근 들어 환매 규모가 커지고 있다. 2005년 말 2200억원이던 어린이펀드는 2008년 말 2조6300억원까지 불어났었다.

어린이펀드는 자녀가 성장했을 때 학자금이나 결혼 · 주택자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주로 적립식으로 가입한다. 하지만 10년 이상 투자를 염두에 둔 어린이펀드도 일반 주식형펀드와 마찬가지로 단기투자 수단에 머무르고 있는 모습이다. 박상훈 대우증권 주안지점장은 "최근 어린이펀드를 환매하는 고객의 상당수는 2007년 적립식으로 들어와 15~20% 정도 이익을 내고 찾아가는 것"이라고 전했다. 오온수 현대증권 선임연구원은 "투자자들의 단기적인 시각과 매매 타이밍(시점)을 중시하는 투자 행태가 어린이펀드에도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어린이펀드가 일반 펀드와 별 차이가 없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영국 등 선진국들은 '차일드 트러스트 펀드'에 세제 혜택과 보조금을 주고 있지만 국내 어린이펀드는 세제 혜택이나 장기투자시 부여되는 메리트가 없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