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0일 “북한이 정신을 좀 차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민주평통 북미주 자문위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다과회에서 “백성들은 어려운데 60억원을 들여 (김일성 주석) 생일(4월15일)이라고 밤새도록 폭죽을 터뜨렸다고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돈으로 옥수수를 사면 얼마나 살 수 있겠느냐”며 “나는 북한이 바르게 가야 한다고 본다“고 거듭 지적했다. 또 “(북한이)‘폭죽을 쏘려고 했는데 국민이 어려우니 안쏘겠다’고 하면 얼마나 좋겠느냐.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나는 북한과 힘으로, 경제적으로 통합할 생각이 없다”며 “당장 통일보다도 북한이 경제를 자립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급한 일이고 양국간 평화를 유지하고 오순도순 그렇게 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정세균 민주당 대표,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와 청와대에서 오찬간담회를 갖고 천안함 사고의 조사과정과 군 당국자의 책임 문제 등에 대해 설명하며 협조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어뢰든 기뢰든 무슨 조각이 나와야 전문가들이 과학적으로 조사를 할 수 있을 텐데 지금 그것을 수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최종 물증이 나올 때까지는 뭐라고 대답할 수 없다. 신중하게 가는 게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풍’이야기를 하는 분이 있더라”며 “그러나 내가 북풍을 하겠다고 하면 처음부터 북한 소행 같다고 이야기하지 않았겠느냐. 정치적으로 이 문제를 안하려고 신중히 하고 있으니 야당 쪽에서도 그 점을 인식해주기 바란다”고 협조를 구했다.

이와함께 “당장 문책을 얘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책임을 안묻겠다는게 아니고 냉정하게 묻겠다는 것이다. 시점이 중요한게 아니라 국가안보상으로 어느때 하는게 도움이 되는지, 군의 사기도 고려하면서 더 엄격하게 묻는 방안은 없는지 두 가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의 개입 여부는 오래 가지 않아 규명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세균 대표는 “조사과정을 독점하거나 은폐 조작하는 행위는 절대 안된다”고 강조했다.이에 이 대통령은 “감출 것도 없고,나오는대로 다 공개할 것이기 때문에 의심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홍영식/구동회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