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떨어지는데… 수혜주 올라 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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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주…외화차입 비용 줄어드는 효과
여행·항공주… 해외 여행객 증가 기대
철강·음식료주… 원자재 수입 많아 수익 개선
정유·운송·전력주… 외화부채 비중 높아 수혜
여행·항공주… 해외 여행객 증가 기대
철강·음식료주… 원자재 수입 많아 수익 개선
정유·운송·전력주… 외화부채 비중 높아 수혜
지난 달 외국인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전기전자 업종 주식 약 2조원어치를 쓸어 담았다.3월 전체 외국인 순매수 금액의 37%에 해당하는 규모다.하지만 4월 들어 외국인의 태도가 돌변했다.이달들어 지난 20일까지 순매수 액의 3분의 1을 은행 등 금융주로 채웠다.IT(정보기술)를 포함한 전기전자 비중은 20%로 확 낮췄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전략을 수정한 첫째 이유로 환율을 꼽았다. 3월 초 1150원대였던 원 · 달러 환율은 지난 21일 1110원 선 아래로 하락하기도 했다. 대표적 수출주인 IT 업종은 원화가 강세일수록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주가에 부담이 된다. 반면 은행들로선 외화차입 비용이 줄어드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때마침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올린데다 1분기 은행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겹치면서 은행주가 단기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원화 강세가 연중 지속될 가능성이 커 관련 수혜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은행주 외에도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철강 · 음식료주와 외화부채 비중이 큰 정유 · 운송 · 전력주 등이 1차적으로 혜택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원화 강세 때 코스피지수도 올라
올 들어 원화는 달러화에 비해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반기엔 달러당 1000원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원화는 엔화 대비로도 강세현상이 뚜렷하다.
과거 원화가치가 강세를 보이면 국내 증시는 상승흐름을 보였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연평균 원 · 달러 환율 변동률과 코스피지수 등락률 사이엔 역의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이 증권사 오현석 연구위원은 "원화가 강세를 보였던 시기는 대개 세계 경제가 호황일 때와 일치했다"며 "수출비중이 큰 우리 경제의 특성상 글로벌 수요 증가로 주요 기업의 실적호조와 맞물리며 국내 증시도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원화 강세가 점진적으로 진행될 경우 수출단가 인상이나 판매량 증가를 통해 수출업체의 실적개선이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2월 이후 상승장을 주도했던 IT 자동차 등 수출주가 원화 강세로 단기간 주춤할 수는 있지만 중장기로 보면 전망이 나쁘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강재웅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경우 올 2분기 실적전망치가 최근 지속적으로 상향조정되고 있다"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도 미국 중국 등의 수요 증가로 실적개선이 계속되고 있어 여전히 전망이 좋다"고 진단했다. 김영준 SK증권 연구원은 "엔화 약세도 국내 수출주엔 나쁜 소식이지만 과거 단기간 영향을 끼치는 데 그친 경우가 많았다"고 소개했다.
◆철강 · 음식료 · 정유주 등 직접적 수혜
원화 강세는 원재료를 해외 수입에 주로 의존하면서 내수 비중이 큰 기업에 호재다. 음식료 제지 전력 철강 정유 등이 대표적 업종이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음식료 업종은 2004년 이후 환율과 -0.86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환율이 떨어지면 음식료주는 상승했다는 얘기다. CJ제일제당 롯데삼강 대상 오리온 하이트맥주 농심 등이 수혜가 기대되는 대표 종목들이다.
KTB투자증권은 올해 연평균 원 · 달러 환율이 1120원에서 1078원으로 떨어지면 CJ제일제당의 연간 세전이익은 2880억원에서 3230억원으로,롯데삼강은 550억원에서 608억원으로 각각 12%와 10%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여행 항공주도 수혜가 기대된다. 항공사는 매출과 비용의 절반이 달러여서 원화 강세는 이익 증가로 직결된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이 혜택을 볼 수 있다. 달러 약세로 해외 여행객이 늘어나면 호텔신라의 면세점 실적도 함께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은행은 외화조달 비용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리딩투자증권은 외화차입비율이 은행권 평균(7.16%)보다 높은 외환은행(10.45%) 부산은행(8.91%) 등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