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골드만삭스 기소 여파로 인한 충격을 딛고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21일 코스피 지수는 이틀째 상승하며 장중 1740선을 회복했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아직 변동성 확대 요인들이 남아있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골드만삭스 기소 사태의 파장 수위를 단정짓기 어려운 가운데 실적 발표 시기가 정점을 통과하면서 실적 재료가 소진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국 긴축 이슈도 잠재된 부담요인으로 꼽혔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골드만삭스가 이번에 제기된 부채담보부증권(CDO) 관련 거래 뿐 아니라 그리스 정부와의 스와프거래 등을 통해 재정위기를 키웠다는 의혹을 받고있다는 점 등이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다시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남아있다"고 밝혔다.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남아있어 고점 경신행진을 다시 이어나가는 탄력적인 상승세를 보이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진단이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순매수 기조 약화 우려와 국내 주식형펀드의 투자자금 유출이 부담요인이다.

그동안 코스피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은 지난 19, 20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유입자금 감소에 따른 외국인 매수 강도 약화 우려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기준 글로벌 펀드 중 한국관련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11억145만달러로 집계됐다. 9주 연속 자금이 순유입됐지만 유입 규모는 이달 첫째주와 비교하면 4분의 1수준으로 줄었다.

김순영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유입 자금이 감소했기 때문에 외국인 매수 강도 약화를 예상할 수 있다"며 "국내 주식형 펀드의 경우 환매가 2분기에 정점을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실적 시즌 이후 증시 모멘텀(계기) 둔화를 우려하는 의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조승빈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1분기 실적 발표 초반 결과는 기대치에 부합하는 수준이지만 이는 차익실현의 빌미가 될 수 있다"며 "기술적 조정 압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긍정적인 실적이 주가에 선반영됐다면,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이 나오지 않는 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주가 실적 시즌의 사실상 정점이고, 실적전망의 주가 선반영이 상당부분 진행됐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실적 결과와 이후 전망에 따른 수익률 차별화 양상이 다시 진행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수보다는 종목별 대응에 보다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서 기존 IT(정보기술), 자동차 등 주도주에서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향후 외국인 동향과 실적 전망을 고려한 투자전략이 유리하다는 조언이다.

조 애널리스트는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 상향 조정 기업 중 주가 상승세가 저조했던 기업에 단기적으로 관심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며 "지수 조정 시에는 매수보다는 관망 내지는 차익실현에 나서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시장참여자가 그동안 간과하고 있었던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 가능성 등 부정적인 요인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다"며 "원가 부담을 이겨내는 기업을 주목할 때"라고 분석했다.

이에 관련 종목으로 원가 상승에 따른 가격전가가 용이한 중간재 기업인 삼성전기·LG디스플레이·하이닉스·제일모직·LG화학·SK에너지를 추천했다. 아울러 영업마진율이 높은 엔씨소프트·소디프신소재·성광밴드·현대백화점 등의 종목도 고려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