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원화 강세 덕을 톡톡히 보며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1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내놓으면서 시장 기대에 부응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금융위기 여파와 신종플루 확산으로 순손실을 낼 정도로 고전했다. 하지만 올해 항송 수요가 되살아난 데다 환율과 유가까지 우호적이어서 가파른 실적 회복이 나타나고 있다.

대한항공의 1분기 영업이익은 22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36.4% 증가했다. 매출은 2조5989억원으로 14.8% 늘었다. 역대 최고의 1분기 실적이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보기술(IT) 업계의 실적 개선과 맞물려 항공화물 부문 호조세도 두드러지고 있다"며 "원화 강세로 영업이익의 증가효과가 나타나고 있고 제트유가는 최근 올랐지만 이전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낮아 비용 부담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화물 수요가 양적인 측면에서나 질적인 측면에서나 연초 시장의 기대치를 압도할 정도로 급증하면서 1분기 사상 최대의 실적이 달성되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삼성증권은 대한항공이 올해 영업이익 942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적 호조는 2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송상훈 교보증권 연구원은 "경기 회복 영향으로 IT 수출이 급증한 반면 화물기의 공급은 타이트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며 "2분기에는 여객부문의 본격적인 수익성 개선도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교보증권은 대한항공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2조5000억원,1228억원으로 예상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4%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다.

항공화물 호황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항공화물의 월간 수송량은 인천공항 기준으로 지난 3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국 항공사의 운항 축소와 한국발 IT 화물 물량 증가에 따라 작년 하반기 이후 성수기와 비수기 구분 없는 호조세라는 진단이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용 PC 교체 사이클이 본격화되고 스마트폰 비중 확대,TV 고급화 등으로 인한 D램,발광다이오드(LED) 등의 항공화물 수송량 호조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에 따른 영향이 변수지만 단기적인 영향에 그칠 것이란 진단이 많다. 송 연구원은 "화산재로 인한 결항은 일시적이고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주익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위안화는 연평균 5~6% 절상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 위안화 절상과 함께 한국 원화 가치도 함께 상승할 가능성이 커 국제여객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항공유가가 현재보다 크게 상승하지 않으면 올해 영업이익은 9876억원까지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