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유러피언투어 볼보차이나오픈에서 2위를 차지한 라이스 데이비스(영국)가 유럽 · 아시아 · 한국 프로골프투어가 공동주관하는 발렌타인챔피언십에서 행운의 주인공이 됐다. 이 대회에 참가할 예정이었던 미겔 앙헬 히메네즈(스페인)가 유럽 항공 대란으로 한국행 비행기를 타지 못하게 됨에 따라 중국에서 대회를 치른 데이비스가 뜻밖의 출전권을 얻었기 때문.이 대회는 총상금 38억원(220만유로)으로 국내 최대인데다 커트만 통과해도 국내 대회 상위권 입상자와 맞먹는 상금이 주어져 참가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기회다.

상금 규모가 큰 골프대회에서는 보통 한두 명의 대기자가 대회가 열리는 골프장에 머무르며 출전 가능성을 타진한다. 발렌타인챔피언십은 국내 상금 순위에도 포함됨으로써 '히메네즈 불참의 행운'이 한국 선수에게 돌아가리라는 기대가 있었다.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유러피언투어에서 뛰고 있는 선수가 갑자기 출전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행운이 쉽게 찾아오는 건 아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는 '대기 1순위'였던 박성국(22 · 토마토저축은행)이 대회 첫날 출전 선수의 결장에 대비해 핀크스GC에 머물렀으나 결원이 생기지 않아 갤러리로 대회를 관람해야 했다.

일반적으로 프로골프대회는 대회 2~3일 전에 조편성을 한다. 출전 선수에게 건강상 문제나 큰일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 대회조직위원회는 대기자를 미리 정해놓기도 한다. 대기자는 시드 순위로 순번이 매겨진다. 대기자는 출전 선수가 제 시간에 나타나지 않으면 즉각 연락이 닿아 바로 티샷을 할 수 있어야 한다.

KLPGA투어도 마찬가지다. 예컨대 출전 선수가 108명이면 풀시드가 주어지는 전년도 상금 순위 50위까지는 자동 출전하고,여기에 스폰서와 아마추어 초청선수 각각 3명에게 출전 자격이 주어진다. 남은 52명은 시드 순위대로 출전하고 참가 선수가 출전할 수 없을 때는 시드 순번대로 대기자가 된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