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장기투자 수단인 퇴직연금 펀드는 3년간 수익률이 37.72%로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펀드 설정액은 1조원에 불과할 정도로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21일 KBP펀드평가에 따르면 2006년부터 출시된 국내 퇴직연금 펀드 중 주식형의 3년 수익률은 31.32%로 같은 기간 일반 주식형 펀드(26.75%)보다 좋은 성과를 냈다. 혼합형 펀드도 25.12%의 수익을 올려 일반 혼합형(20.73%)을 앞질렀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는 과정에서도 전체 퇴직연금 펀드의 3년 수익률은 37.72%를 기록했다. 일반 예금의 3년 수익률(14.6%)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높다. 펀드별로는 '한국투자퇴직연금'(62.46%),'NH-CA퇴직연금고배당'(52.47%),'삼성퇴직연금액티브배당'(48.70%) 등이 최근 3년간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퇴직연금 펀드가 장기투자에서 좋은 성과를 낸 것은 들어오는 돈의 규모를 예측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퇴직연금 펀드는 가입자들이 적립식으로 입금하기 때문에 펀드매니저가 자금흐름을 예측하고 운용할 수 있어 장기로 갈수록 안정적인 수익이 난다는 의미다.

하지만 전체 15조원에 달하는 국내 퇴직연금 시장에서 퇴직연금 펀드는 1조1900억원으로 비중이 7.9%에 불과하다. 원금이 보장되는 은행 퇴직연금(예 · 적금)이 8조1391억원으로 53.9%를 차지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김성준 삼성자산운용 연금컨설팀장은 "펀드는 판매 전에 설명할 내용이 많아 은행 보험 등 판매사들이 바쁜 고객들에게 퇴직연금 펀드 권유를 꺼리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