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주요 20개국)를 중심으로 강력한 국제 공조 체제가 지속돼야 한다. "

진동수 금융위원장(사진)은 한국경제TV와 한경미디어그룹 주최로 21일 열린 '2010 세계 경제 · 금융 컨퍼런스'에 참석,특별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진 위원장은 "최근 글로벌 경기가 다소 회복되면서 금융시장에 대한 개혁 모멘텀이 다소 약화되고 있다"며 "위기감이 완화되면서 G20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진 위원장은 "지난달 말 G20 조정국 5개국 정상들이 공동서한에서 밝혔듯 자기 만족을 경계하고 초심으로 돌아가 긴장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 위원장은 "이번 위기의 가장 큰 교훈은 금융 부문이 전 세계적으로 상호 연결 · 통합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라며 "당초 위기 극복에 큰 힘을 발휘했던 국제 공조가 최근 느슨해지고 개별 국가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각국 금융 규제 강도가 상호 조정되지 않을 경우 자국의 금융발전만을 꾀하는 최소규제 경쟁(race to the bottom)이 전개될 소지가 있다"며 "서로 다른 방향과 속도로 금융 개혁에 나설 경우 글로벌 자본흐름이 왜곡되고 규제 차익 거래가 발생하는 등 또 다른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와 관련,'역사의 교훈을 배우지 못하는 사람들은 이를 반복할 운명에 처하게 된다'는 조지 산타야나(미국의 철학자 겸 시인)의 말을 인용했다.

진 위원장은 G20에서 한국의 역할에 대한 기대와 함께 자신감을 표출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 정부는 11월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함으로써 G20에 대한 국제사회의 역할과 기대를 높일 것"이라며 "G20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세계 경제를 관리하는 지속적인 국제협력 프로세스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새로운 의제 발굴,각국 간 이견 조정 및 해법 제시 등을 통해 글로벌 금융개혁 성공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