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보호를 위한 정당한 조치인가,금융 개혁을 관철시키기 위한 정치적 목적의 제소인가. '

세계 경제 · 금융 컨퍼런스에서는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골드만삭스를 사기 혐의로 제소한 것을 놓고 치열한 논쟁이 펼쳐졌다. 이번 사건이 금융회사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지만,금융 개혁을 성공시키려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행위로 해석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은 "미국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회사에 700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했다"며 "정부 재정에 부담을 안긴 대형 금융회사에 책임을 물으려는 조치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어 위원장은 "골드만삭스가 SEC의 결정에 반발하고 있는데 진실은 결국 시장이 밝혀줄 것"으로 예상했다. 푸퓐더 길 시카고상업거래소(CME) 사장은 "거래에서는 투명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골드만삭스의 잘못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길 사장은 "유동화가 어려운 상품을 거래할 때 투명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고객은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며 "금융회사는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에드워드 프레스콧 애리조나주립대 교수는 "이 문제는 정치적인 이슈"라며 대형 금융회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등 금융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미국 정부의 의도가 깔려 있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그는 "SEC가 제소를 결정할 때 3 대 2로 결론이 난 것으로 안다"며 SEC 내에서도 이번 사건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투자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게 SEC의 입장이지만 어느 정도 정치적인 의미가 있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에셋매니지먼트 회장은 "SEC가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을 때 모른척하고 넘어간 적도 많았다"며 SEC의 편향성을 거론했다. 그는 "심판(정부)에게 맡기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심판 자체가 편향돼 있을 때는 공정한 결과가 나올 수 없다"고 지적했다. 마누 바스카란 센테니얼그룹 이사는 "SEC의 애널리스트들이 과연 모든 것을 제대로 해석하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는지 의문"이라고 말해 골드만삭스 제소가 문제 있음을 나타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