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급등세를 보이던 D램 메모리반도체 도매가격이 2주째 하락세로 돌아섰다. 가격 수준이 지나치게 높아진 데다 PC판매가 비수기로 접어들면서 수요가 줄어든 때문이다.

21일 서울 용산 전자상가 등의 메모리반도체 도매업체에 따르면 DDR3 2기가바이트(PC-3 10600U 삼성전자 제품 기준) 가격은 지난 10일만 해도 7만5000원(부가가치세 포함)이었으나 이날 7만1000원으로 5.3% 하락했다. 대만 제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EK메모리의 DDR3 2기가바이트도 6만4000원으로 2주 새 4000원 내렸다.

현재 국내 D램 소매시장의 90% 이상을 삼성전자와 EK메모리 제품이 점유하고 있는 상태다. EK메모리 관계자는 "컴퓨터가 비수기인 4월로 들어서면서 D램 수요도 줄어들어 가격이 소폭 내렸다"고 설명했다.

DDR3 램은 올 들어 PC에 활발히 채택되면서 강세를 이어왔다. 인텔의 코어 i5 · i7 프로세서 출시와 윈도7 등장으로 DDR2 램에 비해 속도가 빠르고 전력소비가 낮은 DDR3 램이 선호됐기 때문이다. 국내 정보기술(IT) 제품 가격비교 사이트인 다나와에 따르면 DDR3 2기가바이트(PC-3 10600U 삼성전자 제품)의 평균가는 작년 말 6만원 선에서 지난달 말 6만6000원,이달 13일엔 7만2000원까지 올랐었다.

최근 D램 값이 약보합세로 돌아선 것은 국제가격의 안정세도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D램 시장조사기관인 대만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DDR3 1기가바이트(128M×8만1333㎒) 칩의 현물가격은 평균 3.08달러로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한 뒤 소폭 내림세를 보이며 이날 3.03달러에 거래됐다. D램 칩 8개를 조립해야 PC에 들어가는 메모리카드(모듈)가 된다.

이승우 신영증권 IT팀장은 "PC업체들이 D램 용량을 낮출 정도로 가격이 치솟으면서 하락압력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D램의 주요 수요처인 PC업체들이 일반인용 일부 모델을 중심으로 탑재하는 D램을 값싼 소용량 제품으로 바꾸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통상 전체 PC재료비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원가비중이 8~10% 수준인데 최근 D램값 급등으로 15%까지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