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4조원이 투입되는 '남해안 선(sun)벨트' 개발 사업이 오는 10월부터 본격 시작된다. 동 · 서 · 남해안 · 남북접경벨트 등 4개 초광역개발(광역시 · 도 간 공동 지역개발) 중 가장 먼저 종합계획이 세워져 파급효과가 큰 사업부터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이에 따라 이 사업은 해당 지역 발전에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는 21일"부산 전남 경남 등 3개 광역시 · 도가 머리를 맞대고 입안한 상향식 지역발전계획이란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번 계획에는 내륙지역에서도 초광역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내용도 담겨 주목된다. 21일 지역발전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은 "남해안을 시작으로 동 · 서해안과 내륙 초광역개발권을 벨트화하는 계획을 5월께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선(sun)벨트 따라잡는다

정부는 남해안 선벨트 개발 목표를 △동북아 5위 경제권 도약 △새로운 국토 성장축 형성 △2시간대 통합생활권 조성 등 3가지로 잡았다.

'동북아 5위 경제권'은 남해안권의 지역총생산(GRDP)을 240조원(2008년 184조원)대로 끌어올리면 달성 가능한 목표라고 지역발전위는 설명했다. 2008년과 비교해 부산,경남,전남도의 제조업 총생산액을 59조원에서 108조원으로 183% 늘리고 총물동량은 166%(517만t→857만t),외국인 관광객은 192%(233만명→447만명) 확대하면 동북아 5위 경제권이 가시권에 들어온다고 덧붙였다. 총 166개 사업에 민자 등 24조3000억원을 투입하면 생산유발 효과 20조원,일자리 22만개 창출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남해안 선벨트'는 미국 남부 멕시코만 일대 15개주의 해안지대가 산업,관광,문화발전의 거점이 된 데서 따온 것으로 '태양이 떠오르는 핵심 성장지역'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경제 · 물류 · 휴양허브로 재탄생

남해안 선벨트는 '새로운 경제 · 물류 · 휴양허브'를 남해안에 만들겠다는 게 골자다. 수려한 자연자원을 연계해 주요 권역별(한려수도권,다도해권,남도문화권,도심형관광권)로 특색있는 관광 · 휴양 클러스터를 만들어 세계적인 해양관광 · 휴양지대로 육성키로 했다.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대형 여객선관광(크루즈) 산업을 키우기 위해 부산과 여수 등에 기반시설을 확충하고 관광거점별로 해양레포츠를 위한 마리나 항만이 조성된다.

또 △부산,고성,신안 등의 조선산업 부가가치를 더욱 높이고 △항공우주(사천,고흥),핵과학(부산),해양바이오(완도) 등 미래 신산업 클러스터를 남해안에 구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남해안 일주 철도 복선전철화,내륙연계 교통망(광주~완도,통영~거제) 구축을 통해 2시간대 통합생활권으로 묶기로 했다. 이 밖에 영 · 호남 간 동서통합을 위해 섬진강을 중심으로 한 남해안 중앙권을 남해안 선벨트 발전의 중추지역으로 삼기로 했다. 섬진강변 테마로드,여수 신월관광단지,남해 서상항 여객선터미널 등도 조성할 예정이다.

◆내륙특화벨트,5월 중 확정

초광역개발권인 동 · 서 · 남해안권과 남북접경(DMZ)벨트를 지도 위에 그리면 'ㅁ'자 형태가 된다. 경부선과 호남선을 중심으로 'ㅅ'자 형태로 국토가 개발되면서 상대적으로 낙후된 이들 지역을 새로운 경제성장과 지역개발의 거점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이들 4개 벨트는 고속화철도 등으로 연결돼 물류와 여객운송 환경이 크게 개선된다.

정부는 내륙지역도 초광역개발권에 추가하기로 했다. 후보로 떠오른 벨트는 크게 3개다. △원주~충주~오송~세종~대덕~전주를 잇는 정보기술,바이오산업 기반의 내륙첨단산업벨트 △태백~설악산권~소백산권~덕유산권~지리산권으로 연결되는 생태 · 문화 · 역사개발 테마의 백두대간벨트 △대구,광주의 연구 · 개발특구를 서로 연결해 의료와 광산업 중심지로 만드는 대구~광주 연계협력벨트 등이다.

정부는 관련 지방자치단체들의 제안내용을 토대로 내륙벨트 권역을 다음 달 확정한 뒤 9월까지는 기본구상 수립을 마치고 연말까지 종합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

●초광역개발권='5+2 광역경제권'(수도권 동남권 충청권 호남권 대구경북권+강원권 제주권),163개 기초생활권과 함께 현 정부의 지역발전 전략 3대축 중 하나다. 남해안 선벨트,동해안 에너지 · 관광벨트,서해안 신산업벨트,남북교류접경벨트에 내륙특화벨트를 추가해 '4+α' 개발전략으로 불린다. 2개 이상의 광역경제권에 걸쳐 있어 개발계획 수립부터 예산확정 · 집행에 이르기까지 광역경제권 간 협력이 필요해 초광역개발이란 명칭이 붙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