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노동절(5월1~3일)과 일본 골든위크(4월29일~5월5일) 연휴를 앞두고 서울 시내 주요 백화점과 면세점,명동 일대 상가 · 음식점 등 유통가가 중국인과 일본인 관광객을 맞을 채비로 분주하다. 외국인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 · 일본인 관광객들이 각각 연휴를 맞아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유통업체들은 연휴기간에 맞춰 양국 고객들의 쇼핑 편의를 위한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고 할인쿠폰 · 사은품 제공 등 다양한 판촉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일본 · 중국인 15만명 방한

한국관광공사는 두 나라의 연휴기간에 방한하는 중국 · 일본인 관광객들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8% 증가한 15만2000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국 노동절 연휴에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은 전년 동기보다 20% 이상 늘어난 5만4000여명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 경제성장과 위안화 강세 등으로 한국을 찾는 중국인들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관광공사는 또 이번 골든위크 기간에 9만8000여명의 일본인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선 4.9% 줄어든 수치다. 일본인 관광객 수는 작년 초 100엔당 1600원에 육박했던 환율이 올 들어 1200원 대로 떨어지면서 지난 1월엔 전년 동월 대비 12.0%,2월엔 21.7%,지난달엔 5.8% 각각 줄어들었다. 권병전 관광공사 일본팀장은 "이번 골든위크는 휴일 배열이 좋아 휴가를 적절히 사용하면 장기 여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유럽이나 미주 등지로 여행을 떠나는 일본인들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화점 · 면세점,중국 관광객 유치 경쟁

유통업체들도 올 들어 증가세가 주춤한 일본인보다는 갈수록 구매력이 커지는 중국 관광객에 대한 마케팅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희준 현대백화점 영업기획팀장은 "지난해 중국인과 일본인 매출 비중은 2 대 8 수준이었지만 올 1분기에는 6 대 4로 중국인들의 비중이 더 커졌다"며 "이에 맞춰 지난달 중국 은행연합회(인롄)카드 결제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중국인 대상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 · 현대 · 갤러리아백화점과 신라면세점,동대문쇼핑몰 두타 등은 최근 관광공사가 중국 인롄카드 고객에게 보낸 쿠폰집에 점포 소개 브로셔와 함께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브랜드상품을 10~20% 싸게 살 수 있는 쿠폰을 함께 보냈다.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은 이달 초부터 중국 · 일본인 관광객들의 쇼핑을 돕기 위해 각 층에 중국 · 일본어 통역사를 배치하고,중국인 전용 콜센터도 운영하기 시작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과 무역센터점은 다음 달부터 인롄카드 고객을 대상으로 방문 기념품을 제공하고,구매금액에 따라 인삼 화장품세트 상품권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신상품 소개와 할인쿠폰을 담은 라이프매거진 '럭스'를 중국어판과 일본어판으로 각각 3만부씩 제작해 호텔과 관광안내소 등을 중심으로 배포할 예정이다. 신라면세점 본점은 최근 중국 · 일본인들이 선호하는 김치 김 등 식품과 BB크림 등 화장품을 대폭 확충한 데 이어 이달 말부터 중국인 · 일본인 구매 고객들에게 스타벅스 무료 음료권과 충무로 '한국의 집' 공연 관람권을 주기로 했다.

◆명동 음식점,'일본인 특수' 잡기

서울 명동과 남대문 일대 상가 및 식당들은 일본인 손님을 맞이할 준비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화장품업체인 '네이처리퍼블릭'은 명동월드점에 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뷰티플래너 30여명 중 15명을 외국인 전용 쇼핑 공간인 2층에 집중 배치한다. 또 일본인 관광객에게 인기가 높은 3대 성분인 콜라겐,EGF(상피세포성장인자),줄기세포 관련 제품을 전면에 진열할 계획이다.

'미샤' 명동점은 일본인에게 인기가 많은 이병헌의 광고 촬영 장면을 담은 엽서집을 준비해 구매고객에게 나눠줄 계획이다.

음식점도 분주하기는 마찬가지다. 고기구이전문점 '곰솥집'의 라중집 점장은 "연휴기간 전체 고객 중 3분의 2 이상이 일본인으로 들어찰 것"이라며 "점원들에게 특별 일본어 교육을 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재일/송태형/강유현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