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원에 사는 양모씨(60)는 석 달 전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에서 안과 질환 종합검진을 받았다. 안구광학컴퓨터단층촬영(OCT)과 정밀안전검사를 받았더니 왼쪽 눈에서 황반부종이 관찰됐다. 60세 이상의 고령,가족력,흡연,비만,고혈압 등 5대 인자에 의해 발병하는 노인성 황반변성으로 추정 진단됐다.

이 질환은 망막의 중심시력을 담당하는 황반에 이상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따라 별도의 절차 없이 이 병원 안과에서 즉각 외래진료를 받고 그 자리에서 황반에서 비정상 신생혈관이 자라나는 것을 차단하는 약을 주사했다. 이로써 실명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은 양씨는 건강검진부터 치료까지 하루 만에 끝마칠 수 있었던 신속함과 정확함에 감탄하며 귀가했다.

평균수명이 증가하면서 건강하게 오래사는 라이프 스타일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의학기술의 발달로 적잖은 난치병이 극복되고 있지만 아직도 대다수 질병은 조기에 발견하지 못할 경우 사망하거나 거동불편,의식불명,실명 등으로 여생을 고통 속에서 보내야 한다.

이에 따라 각 병원도 맞춤형 건강검진으로 질병 조기발견 수요 포착에 나서고 있다. 각자 사는 방식이 다르므로 대중에게 천편일률적으로 진행되는 기존 건강검진은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즉 맞춤형이어야 투자한 시간과 돈만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는 건강검진의 초점을 '개인'이 아닌 '가족'에 맞춰 의료소비자의 주목을 받고 있다. 가족 구성원은 가족력을 비롯해 식생활 습관,운동량,성격 등의 발병인자를 유사하게 공유하므로 비슷한 발병요인과 질병을 안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가족 단위로 건강관리를 하는 것이 비용 절감과 예방효과 증대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이 센터는 가족건강검진 프로그램을 부모님을 위한 효도패키지,부부 패키지,아버지와 아들 · 어머니와 딸 · 3~4인 가족용 패키지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해 가족 수 및 가족별 생활 패턴에 맞춰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가족 구성원 개인별로 건강검진을 받는 것보다 경제적이기도 하다. 최규용 센터장(소화기내과 전문의)은 "고급스러운 검진 인프라에 지난 2월 초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고객만족도 1위를 차지한 신뢰를 바탕으로 국내 처음으로 가족 단위 검진상품을 내놓았다"며 "상품의 차별성 덕분에 건강검진 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센터의 또 하나의 자랑은 양씨가 받은 국내 최초의 안과 종합 건강검진이다. 그동안 종합건강검진에서는 안과와 관련해 기본적인 검사만 받을 수 있었을 뿐 정밀하고 종합적인 안과 검진은 불가능했다. 그러나 서울성모병원은 평생건강증진센터에 안과 전문의를 상주시킨 뒤 직접 안과 질환을 정밀 진단하고 이상 소견이 발견되면 즉시 원스톱으로 직접 진료까지 볼 수 있는 '안과정밀 패키지'를 개발해 지난해부터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특히 국내 처음으로 OCT를 센터 안에 갖춰놓고 시신경과 망막의 단면을 정밀 분석함으로써 망막질환과 녹내장,백내장 등을 조기에 발견해내고 있다. OCT는 망막 각층의 섬세한 단층구조 변화를 디지털화된 수치로 표현하므로 조기발견에 더욱 유리하다. 지난 3월 말 한국경제신문 주최로 열린 '2010 안티에이징 엑스포'에서 안과 종합검진 패키지를 소개해 비상한 관심을 끌었으며 이를 기폭제로 전월 대비 30% 이상의 예약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이 센터에 상주하는 나경선 건강증진의학과 교수(안과 전문의)는 "안과 종합검진을 통해 노인성 황반변성,녹내장,당뇨성망막병증 등 3대 후천적 실명 위험질환을 조기발견할 수 있다"며 "50세 이상 중년에 접어들면 1~2년에 한 번씩 안과 정기검진을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특히 노인성 황반변성은 이미 서구에서 60세 이상 노인의 주된 실명 요인이며 국내에서도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유병률이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 녹내장은 40세 이상 성인 100명 중 4명꼴(2007~2008년 한국녹내장협회 조사 결과)로 발병하는데 이 중 66%가 정상 안압인 상황이다. 또 2007년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당뇨 환자는 당뇨가 없는 사람에 비해 실명 위험이 2.5배 높으며 10년 이상 계속된 당뇨 환자의 50%에서 망막병증이 생기며,20년이 넘으면 무려 80%의 발병률을 보인다. 따라서 당뇨병,고도근시,녹내장 등에 가족력을 갖고 있다면 더욱 안과 검진에 신경써야 한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