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명품을 잡아라.'

'리미티드 에디션'(한정판)은 명품의 조건 중 희소성의 가치를 극대화한 제품이다. 전 세계적으로 일정 기간 동안 소량만 제작해 판매하기 때문에 가격대는 일반 상품에 비해 높은 편이지만 '특별함'을 원하는 명품 수집가나 특정 브랜드 애호가들에게 인기가 높다. 명품 브랜드들이 전통과 역사 등 다양한 히스토리를 담아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한정판을 경쟁적으로 내놓는 이유다.

명품 브랜드들은 갤러리아 명품관,롯데백화점 에비뉴엘 등 국내 백화점 명품 매장에 전시 · 판매하는 한정판 제품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남승우 롯데백화점 명품팀장은 "초우량고객(VVIP)을 매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전시'의 가치가 크기 때문에 한정판 유치에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올 봄 · 여름 시즌에도 바쉐론 콘스탄틴,오데마 피게 등 '위버 럭셔리'(초고가 명품)급 브랜드부터 브라이틀링,태그호이어 등 합리적인 가격대를 추구하는 '매스티지'(대중적인 명품)급 브랜드까지 다양한 한정판 제품들이 백화점 매장에 선보였다.

◆수억원대 위버 럭셔리급 시계

오데마 피게는 지난해 7월 롯데 에비뉴엘에서 11억원짜리 한정판 시계(로열오크 그랜드 컴플리케이션)를 팔아 화제를 모은 브랜드.올해는 5억5000만원대 '로열오크 투르비옹'을 선보였다.

'로열오크'는 이 브랜드의 대표 모델로 8각형 베젤(시계판 위에 유리를 고정시키는 테두리) 디자인이 특징이다. 이 제품은 베젤과 다이얼(시계판) 위에 478개의 다이아몬드가 촘촘히 박혀 있어 화려한 외관을 자랑한다. 연간 10개 미만 생산되며 국내에는 롯데 에비뉴엘에 1개만 들어와 있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100개 한정 생산한 '패트리모니 컨템퍼러리 레트로그레이드 데이 앤 데이트'(1억2000만원대)를 갤러리아 명품관에 선보였다. 100% 고급 플래티넘 재질의 이 제품은 시와 분을 표시하는 침으로 시간,두개의 파란 침으로 날짜와 요일을 읽을 수 있도록 다이얼을 구성했다. 두 개의 파란 침은 9시 방향에서 3시 방향으로 눈금을 따라 움직이다가 0.1초 미만의 짧은 시간에 180도에 가까운 반원을 그리며 즉각적으로 되돌아온다.

◆수백만원대 매스티지급 시계

브라이틀링은 스쿠버다이빙 시계의 베스트셀러인 '어벤저 시울프 크로노'의 스페셜 버전인 '블랙스틸 리미티드 에디션'(600만원대)을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전시했다. 수심 1000m에서도 0.1초 단위까지 시간을 잴 수 있는 정확도를 가진 크로노그래프가 최대 강점이다. 탄소질화용법이란 특수 공정을 통해 일반 스틸보다 강도가 높은 '블랙 스틸' 소재를 채택해 일반형에 비해 좀 더 묵직하고 강인한 느낌을 준다. 전 세계에 2000개 한정 생산됐다.

태그호이어의 '실버스톤'(800만원대)은 1970년대 인기를 끈 모델을 올해 브랜드 탄생 150주년을 기념해 다시 출시한 '레플리카'(복원) 제품이다. 2가지 색상으로 1500개씩 한정판으로 제작됐으며 국내에는 10개가 수입됐다.

◆290만원 펜던트 · 62억원대 목걸이…

드비어스는 22일 롯데 에비뉴엘 매장에 62억원짜리 '프린세스 리아 네클리스'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총 89.97캐럿의 315개 다이아몬드로 구성된 목걸이로 내달 5일까지 전시된다.

반클리프앤아펠은 세계적으로 1210개만 생산한 '빈티지 알함브라 펜던트'(290만원)를 갤러리아 명품관에서 판매한다. 이 브랜드의 아이콘인 네잎 클로버 모양으로 앞면은 백진주와 다이아몬드,뒷면은 백금으로 세팅했다. 뒷면에 구입자가 원하는 이니셜이나 날짜,메시지 등을 새길 수 있다.

불가리는 지난달 에비뉴엘 매장의 확장 리뉴얼 오픈을 기념해 20점의 '하이주얼리 컬렉션'을 들여왔다. '불가리 하이주얼리 컬렉션'은 반지 귀고리 목걸이 팔찌 브로치 등 전 세계에 1000여점이 있는데,각 제품은 오로지 한개씩 만들어졌다. 제품당 가격대는 9700만~6억6000만원이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