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 과잉에 따른 다이어트 열풍 속에 밥맛을 좋게 하는 이른바 '식욕촉진제'가 제약시장의 베스트셀러로 등극해 관심을 끌고 있다. 올해 출시 30년이 되는 삼진제약의 '트레스탄'이 주인공.

매일 신제품이 쏟아질 정도로 수백 가지 제품이 혈전을 벌이는 비만치료제와 달리 현재 약국에서 팔리는 식욕촉진제는 삼진제약의 '트레스탄'과 신일제약의 '트렉스 오릭스훠트'등 2종류뿐이다. 제약회사들이 모두 비만 인구를 겨냥해 다이어트 시장으로 몰려가고,'살찌우는'시장은 주목하지 않은 결과다.

현재 시장 1위 제품인 트레스탄도 불과 몇 년 전까지 연 매출이 5억~7억원에 불과한 구색상품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최근 들이 식욕 저하에 시달리는 고령화 인구가 급속히 늘면서 트레스탄은 삶의 질을 개선하는 이른바 '해피드러그(happy drug)'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매출 상승세도 가파르다. 2004년 처음으로 연간 판매액 10억원을 돌파한 트레스탄은 2008년 35억원,지난해 54억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올 들어 월평균 8억원어치가 팔리자 삼진제약 측은 내친 김에 연 매출 100억원 돌파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시장이 협소한 국내 제약시장에서 단일 약품의 100억원 매출은 히트상품의 바로미터로 통한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트레스탄은 포만 중추에 세로토닌(serotonin)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결합하는 것을 막아줌으로써 질병적 관점에서 포만감을 빨리 느끼는 사람에게 배부른 감을 덜 느끼게 하고 건강한 식사 유도,균형 잡힌 영양 공급을 도와주는 약"이라고 설명했다. 트레스탄을 찾는 소비자는 70세 이상 노인층이 65%를 차지하고 있다. 증상별 트레스탄 구매자로는 만성 성인질환 및 암,뇌혈관 질환이 있는 식욕부진 환자,우울증 등 심리적 질환이 있거나 성장부진과 식욕부진을 가지고 있는 어린이들이 주를 이룬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