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선호하고 지원하는 미술가는 누구일까. 기업들이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 '컬처 노믹스'란 테마로 회사의 감성 경영코드와 맞는 작가들의 전시회를 열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22일 시작된 이번 전시회의 참여 기업은 화장품 회사 아모레퍼시픽(신선미 · 홍지연)을 비롯해 BMW코리아(최종범),대상(금중기),대한제당(구성연),롯데백화점(이중근),CJ제일제당(구성수),온세텔레콤(한기창),대신증권(허욱),크라운해태제과(최성철 · 염시권 · 강민규),씨에이치엔터테인먼트(김상원),동아원(나난) 등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신선미씨와 홍지연씨를 '미래의 블루칩'작가로 선발해 그룹전을 열어주고 있다. 이들의 회화는 안정된 원색 이미지와 뛰어난 스타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게 아모레 측의 설명이다.

BMW코리아가 주목한 최종범씨는 미국 뉴욕,스위스 바젤,독일 베를린 등에서 활동하는 비디오 설치 작가다. 그동안 콘서트,오페라,연극,무용,패션쇼 등 공연 장르에서 영상 시각예술의 가능성을 보여준 최씨는 이번 전시에서 영상과 소리를 실시간으로 연출한 '비주얼 퍼포먼스'작업을 소개한다.

CJ제일제당은 미국에서 주목받고 있는 사진 작가 구성수씨를 초대했다. 구씨의 초기 흑백 사진인 '서른살 아내' 연작이 미국의 LA폴게티미술관과 텍사스 휴스턴현대미술관,캘리포니아 샌타바버라미술관 등에서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빛을 이용해 종이에 사물을 재현한 그의 신작 '포토제닉 드로잉' 10여점이 출품된다.

크라운해태제과는 조각가 최성철 염시권 강민규씨의 작품전을 '아트벨리'라는 이름으로 마련한다. 이들의 작품은 회사와 사원,고객을 묶어주는 '아날로그 미학' 등의 매력적인 요소를 지녔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밖에 씨에이치엔터테인먼트는 한국의 소나무를 특유의 섬세하면서도 강인한 필법으로 표현한 김상원씨의 근작 20여점,온세텔레콤은 한기창씨의 '뢴트겐의 정원' 연작,롯데백화점은 평면에 다양한 이미지나 단어들을 중첩한 이중근씨의 작품,대상은 금중기씨의 다양한 동물 조각을 내놓는다.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은 "기업은 미술가들에게 재정지원만 하는 게 아니라 협업을 통해 그들의 능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며 "이 같은 파트너십을 통해 기업도 창조성과 혁신을 브랜드 가치에 연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26일까지 계속된다. (02)545-3314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