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2일 연고점 돌파 후 자연스러운 기술적 조정을 받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실적발표 이후 이 같은 일시적 조정이 나타날 수는 있지만 지수 자체는 경기 모멘텀을 지속적으로 반영해 나갈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박스권 상단 돌파를 목전에 두면서 이제 하반기 증시 흐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 입장에서는 하반기 강세장을 염두에 두고 이러한 조정 국면에서 저가매수에 나서야 할지 아니면 2분기 고점을 상정해 차익실현을 해야 할지 고민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2분기 바닥구축 시기를 거쳐 하반기 급등장을 대비한 주식축적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하반기 강세장의 근거로 금융위기를 겪은 1년 후인 올 연말이 경기선행지수의 저점이 될 거이란 점과 중국이 선진국 경기의 진폭을 완충하는 역할을 할 것이란 점, 원화강세 기조에도 선진국의 수입 확장 효과가 지속될 것이란 점이 제시되고 있다.

주가의 핵심 변수인 경기와 기업이익, 수급 요인이 상호 충돌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를 면밀히 들여다보면 하반기 강세장을 위한 바닥구축 국면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보고서에서 "주기성과 기저효과 영향을 크게 받는 경기선행지수의 성격을 감안하면 대형 금융위기를 경험한 1년 후인 올 12월이 저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또 "중국이 선진국 경기의 진폭을 완충시키는 역할을 한다면 코스피지수는 3분기와 4분기 각각 1850, 1950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화강세는 해외 시장에서 원화가치의 상승으로 한국 제품의 가격경쟁력 약화가 현실화되더라도 이는 선진국들의 수입수요 확장에 따른 소득효과로 상쇄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 팀장은 "외국인 매수와 국내 투자자 환매가 대립하고 있지만 이 같은 구도도 하반기로 가면 바뀔 가능성이 크다"면서 "과거에도 외국인이 한국물을 1년 반 정도 지속적으로 사들이자 국내투자자들이 태도를 변경해 주식시장에 자금을 투입하는 주체로 바뀐 경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화증권도 코스피지수가 2분기 전강후약 장세를 거친 후 하반기 들어 실적 장세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올해 상반기까지는 지난해의 연장선상에서 유동성 장세의 성격으로 이해해야 한다"면서 "하반기부터는 출구전략의 실행과 더불어 경제정상화를 바탕으로 한 실적 장세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피지수가 2분기에 미세 조정을 거칠 전망이지만, 장기적으로 올해가 상승 추세의 출발점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윤 팀장도 경기선행지수의 상승세는 멈췄지만 추세적 상승이 꺾이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2분기 이후 코스피지수가 느리지만 꾸준히 오름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저가매수 기회를 포착하는데 있어서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내기업들의 실적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이고 미국 소비도 살아나고 있어 연말 장세를 겨냥한 장기 투자자라면 지금 상황에서 주식을 내다 팔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신규 진입을 고려한 다면 1분기 실적시즌이 갈무리되고 단기적으로 모멘텀 공백기에 접어들면서 일시적인 조정이 시작될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