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에서 시작한 구제역이 충북 충주로까지 확산된 가운데 23일 가축방역 당국은 추가적인 확산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방역 당국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우제류(구제역에 걸리는 발굽이 2개인 동물)와 사람, 차량 등에 대한 이동통제다.

추가 확산 차단이 제1의 과제인 만큼 이들이 외부로 드나들면서 구제역 바이러스를 추가로 퍼트릴 개연성을 사전에 막겠다는 것이다.

당국은 이에 따라 구제역이 발생한 인천 강화와 경기 김포, 충북 충주를 중심으로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과 이동통제와 소독,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경계지역(발생지 주변 반경 10㎞)까지는 우제류 가축이 절대로 나가지 못하도록 철저히 통제를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제때 시장 출하를 못한 소.돼지는 추후 정부가 수매에 나서게 된다.

사람이나 차량의 경우 사실상 출입 제한이 불가능해 통행은 허용하되 철저한 소독과 방역 조치를 취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아울러 구제역의 전파 경로나 매개를 파악할 수 있는 역학조사에도 주력하는 중이다.

구제역의 향후 행로를 예측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구제역이 어떻게, 무엇을 통해 전염됐는지 파악하는 일이 중요한데 이번 구제역 사태에서 방역 당국은 이를 파악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올 1월에 발생한 경기도 포천.연천의 구제역과 달리 이번에는 관련 농가 수가 많아 일일이 파악하고 조사하는 일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방역 당국은 강화, 김포, 충주에 별도의 역학조사팀을 꾸려 역학적 연관성 파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명쾌한 역학적 관련성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전날 가축방역 당국은 충주의 구제역 발병 돼지 농가를 방문한 정액공급 서비스 회사와 계열회사인 어미돼지(모돈) 공급 서비스 회사 차량이 강화를 방문한 일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두 농장을 방문한 차량이 다른 차량인 데다 두 회사의 소재지도 달라 다른 경로를 통한 감염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방역 당국은 또 충주의 돼지 농가 주변 반경 3㎞ 안에 있는 우제류 가축에 대한 예방적 살처분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22일부터 23일 오전까지는 추가적인 구제역 신고가 접수되지 않으면서 구제역이 일시적으로 소강 국면을 보이는 상황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구제역 바이러스는 최대 14일까지 잠복했다가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하루이틀 의심 신고가 없다 해도 안심할 수는 없다"며 "바이러스 확산에 유리한 봄철이어서 당분간은 구제역이 언제, 어디에서 또 발생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