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톡톡튀는 아이디어 상품으로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막걸리를 즐겨마시는 사람을 위한 적금,자전거를 타면 우대금리를 주는 예금,등산이나 마라톤을 하면 이자를 더 주는 통장 등이 나왔다. 이자의 일정 부분만큼을 은행이 불우이웃돕기자금으로 출연해,간접적으로 불우이웃 돕기에 참여할 수 있는 공익형 상품도 등장했다. 가입자로선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 할 수 있다.

◆아이디어 예 · 적금 잇따라

하나은행 '생 막걸리 하나적금'은 막걸리를 즐기는 사진을 은행에 제시하면 이자를 더 주는 이색 상품이다. 23일 현재 이 적금의 가입기간별 기본 금리는 1년 미만은 연 2.7%,1년 이상 2년 미만은 연 3.0%,2년 이상 3년 미만은 연 3.3%,3년 이상은 연 3.5%다. 여기에 △가족,친구 등과 막걸리를 즐기는 사진 제시 △과거 추억의 흑백사진 제시 △통장에 막걸리를 건강하게 즐기겠다는 서명 △만 35세인 사람 가입시 등 4가지 우대항목 중 2가지를 충족하면 0.2%포인트의 추가금리를 준다. 자동이체 등 기타 우대금리까지 합치면 최대 0.5%포인트까지 추가 이자를 받을 수 있다. 3년 만기의 경우 최고 연 4.0%의 이자를 받는 게 가능하다.

하나은행은 다이어트를 하면 이자를 더 주는 '하나 에스(S)라인적금'도 판매 중이다. 이 적금은 1년 이내 체중을 3% 이상 감량하면 추가 이자 0.3%포인트를,5% 이상 감량하면 0.5%포인트를 더 지급한다. 기본금리는 1년 만기는 연 2.1%,2년 만기는 연 2.4%,3년 만기는 연 2.9%다. 각종 우대금리를 합치면 3년 만기의 경우 최고 연 3.8%까지 이자를 받는다.

우리은행 '자전거 정기예금'은 환경을 생각하는 고객을 타깃으로 한 상품이다. 기본금리는 1년 만기 연 3.0%,2년 만기 연 3.4%다. 통근이나 통학 때 자전거를 이용하겠다는 서약을 한 고객,승용차요일제에 참여 중인 사람,하이브리드 차량 등 친환경차량 소유자 등에게 최고 0.4%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불우이웃을 도울 수 있는 공익형 상품도 있다. 국민은행이 판매 중인 '피겨퀸 연아사랑 적금'은 만기 이자지급액의 1%에 해당하는 기금을 은행 부담으로 조성해 희귀 난치병 환아를 후원한다. 5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판매하며 새로 가입하는 고객은 1년 만기 연 3.4%,2년 만기 연 3.7%,3년 만기 연 3.9%의 이자율을 적용받는다.

◆통장이 진화한다

한국씨티은행은 산에 올라 사진을 찍어 오면 금리를 더 주는 '원더풀 등산 통장'과 마라톤 완주 기록증을 제출하면 우대금리를 주는 '원더풀 마라톤 통장' 가입을 받고 있다.

두 상품 모두 월급통장으로 쓰이는 수시입출금식예금이며 기본금리는 연 3.5%다. 원더풀 등산 통장은 가입 후 해발 1000m 이상 산에 올라가 사진을 찍어 제출하면 건당 0.1%포인트씩 최고 0.5%포인트의 이자를 더 지급한다. 가입 후 1년 이내에 씨티은행이 지정한 15개 명산 가운데 10개를 오르고 사진을 제출하는 경우 0.5%포인트의 금리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등산을 열심히 하면 최고 연 4.5%의 이자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원더풀 마라톤 통장은 가입 후 마라톤 대회에 출전해 10㎞ 1회 완주시 0.1%포인트,하프코스 2회 완주시 0.3%포인트,풀코스 3회 완주시 0.5%포인트의 추가금리를 준다. 가입 후 1년 이내에 풀코스를 다섯 번 완주하고 완주 기록증을 제출하는 경우 0.5%포인트의 추가금리도 준다. 이 경우 최고 연 4.5%의 이자를 받게 된다.

두 통장 모두 기본금리나 우대금리는 모두 입금건별 예치기간 31일 이후에만 적용된다. 예치기간 30일 이내는 연 0.1%의 이자율이 적용된다.

기업은행은 휴대폰 요금을 자동이체하면 100만원 이하의 금액에 대해 최고 연 3.5%의 금리를 제공하는 'IBK핸드폰결제통장'을 판매하고 있다. 급여이체 조건이 있어야 혜택을 받는 다른 은행들 상품과는 달리 휴대폰 요금을 자동이체하기만 하면 40세 이하의 고객은 누구나 금리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은행 측은 설명했다.

통장으로 휴대폰 요금을 자동이체하거나 기업은행 카드로 휴대폰 요금을 결제하면 100만원 이하 금액에 대해선 연 3.2%의 금리를 제공한다. 전자금융 이체수수료와 자동화기기 수수료도 면제된다. 추가로 적금에 가입하고 자동이체를 하거나 신용카드 이용 실적이 있으면 100만원 이하 금액에 대해 연 3.5%의 금리까지 받을 수 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