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올해도 '봄 랠리'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스닥시장은 그동안 정부와 대기업의 투자 수혜가 확인되는 4~5월에 상승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왔다. 올해도 정보기술(IT) 부품 · 장비주들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이 많아 '봄 랠리'가 재현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시가총액이 작은 중소형주는 대형주에 비해 수급이 조금만 호전돼도 오를 수 있기 때문에 외국인의 관심이 지속되고 있는 종목들이 상승세를 이끌 것이란 진단이다.

◆'온기 확산 효과' 기대되는 코스닥

23일 코스닥지수는 0.01% 오른 516.51로 마감하며 소폭이나마 나흘 연속 오름세를 유지했다. 이번 주 상승률은 1.59%로 코스피지수 상승률(0.15%)을 크게 웃돌았다. 박중제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의 금융 규제나 유럽 재정위기 같은 글로벌 악재가 재부각되며 투자심리를 압박하고 있다"면서 "대형주들은 실적 기대가 발표 전에 주가에 선반영됐기 때문에 지수 상승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대형주들의 상승 탄력이 둔화되자 시장의 관심은 중소형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매년 4~5월 코스닥지수가 '봄 랠리'를 펼쳤던 사례가 많다는 점도 중소형주에 주목하게 만든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1996년 7월 개장 이후 4월에 열세 번 중 아홉 번 올라 상승 확률이 69.2%로 가장 높다. 5월에도 열세 번 중 여덟 번 올랐다. 월간수익률 역시 4월 3.43%,5월 1.61%로 플러스를 기록했다.

우리투자증권은 4~5월에 코스닥지수가 많이 오른 이유로 '온기 확산 효과'를 제시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정부와 대기업이 대규모 투자나 생산 확대 전략을 발표하고 나면 2분기로 접어들며 코스닥 중소형주들이 그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가 확산되는 모습을 보여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1분기 실적의 윤곽이 드러나는 4월부터 증권사들이 분석 종목들의 그해 실적전망치를 상향하는 경우가 늘고,실적 기대가 커짐에 따라 주가도 반응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분석이다.

◆실적 · 수급 갖춘 IT부품 · 장비주 유망

올해도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 상향 추세,외국인의 매수 우위,상대적으로 덜 오른 가격대 등 코스닥 종목들의 상승 환경이 갖춰져 있다는 분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닥기업들의 올해 실적 전망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이달 들어 상향 조정되기 시작했다. 프롬써어티는 영업이익 추정치가 지난달 말 90억원에서 이달 22일 106억원으로 17%,에이테크솔루션은 184억원에서 208억원으로 13% 올라갔다. 이달 들어 실적 전망이 상향된 38개 종목 중 절반인 19종목이 IT부품 · 장비주다.

수급 상황도 긍정적이다. 외국인은 이날 102억원 순매수를 포함,이달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2200억원대 매수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2월 100억원 순매도에서 3월 770억원 순매수로 돌아선 이후 지속적으로 투자 규모를 늘려가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서울반도체(310억원)를 비롯,멜파스(222억원) 루멘스(183억원) 주성엔지니어링(181억원) 등 주요 IT주들을 순매수 리스트 상위에 올려놓고 있다. 이경민 연구원은 "이번 주 들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선 매수 강도를 줄이고 있지만 코스닥시장에선 오히려 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최근 코스닥기업들의 실적 기대가 높아지며 외국인의 시각도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가도 상대적으로 저평가 상태라는 분석이다. 3월 이후 코스피지수는 이전 고점을 돌파하며 8.9% 올랐지만 코스닥지수는 1.8% 상승하는 데 그쳤다. 우리투자증권은 루멘스 이녹스 에이테크솔루션 동양기전 미래나노텍 등을 추천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