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구제금융에도 불안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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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의 재정 지원 이후에도 그리스 불안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블룸버그통신은 23일(현지시간) 그리스가 EU와 IMF로부터 60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받더라도 그리스 불안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신은 구제금융 이후에도 투자자들이 그리스의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 10%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데 주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리스 정부의 구제금융 신청 직후 그리스 2년 만기 국채의 수익률은 9.63%까지 떨어졌다 다시 10.23%로 반등했다. CMA데이타비전에 따르면 그리스 국채 신용부도스와프도 584까지 떨어졌다 619로 반등했다. 구제금융 신청에도 불구, 투자자들의 그리스 불안이 줄어들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트러스트의 채권 투자 책임자 랄프 아렌즈는 이와 관련, "여전히 다양한 문제가 풀리지 않은 채 남아 있다"면서 그리스 국채에 투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그리스의 구제금융 공식 신청이 불안을 즉각 잠재우진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코틀랜드 얼라이언스트러스트의 채권 투자 책임자 로드 데이비슨 역시 "(당분간) 그리스 국채에 손대지 않겠다"고 말했다. 데이비슨은 채권 재구조화 등 보다 가시적인 변화가 없다면 과도한 불확실성과 유동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게으르게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이날 TV 연설을 통해 유로존과 IMF에 구제금융을 공식 요청했다. 지원 규모는 450억유로(600억달러)가 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 12일 유로존과 IMF는, 유로존이 연 5%의 금리로 3년간 300억유로를 지원하고 IMF는 이와 별도로 150억유로를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그리스 정부의 구제금융 요청은 유로존과 IMF의 앞선 제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EU와 IMF의 구제금융 지원이 밑 빠진 독에 불 붓는 격이 될 것이란 지적이 적지 않다. 지금까지 나온 구제금융 계획은 일단 급한 불부터 끄고 보자는 식이다. 구제금융은 그리스 재정을 내년까지만 보조할 수 있다. 이후 지원 대책은 아직 세워지지 않은 상태다.
그리스 정부는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 2012년까지 재정적자를 유로존 기준인 GDP 대비 3% 이하로 줄이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그리스 정부가 보다 혹독한 추가 재정지출 억제 계획을 추진하더라도 적자 감축 목표 달성은 어렵다는 게 시장의 지배적 시각이다.
한익재기자 ij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