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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4대강 중 길이가 가장 짧으면서 유역 면적도 좁은 영산강은 지형적으로 수량이 많지 않다. 또 강 상류에는 농업용 댐과 대도시 광주가 위치해 하천유지용수 부족과 수질악화의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상황이다. 때문에 비가 적은 갈수기마다 하천의 물이 바닥을 보이면서 수질이 악화되고，바닥에는 잡초와 나무들이 무성하게 자란다.

런던대학에서 환경경제학을 공부하고 OECD사무국에서 화학물질 관리정책을 연구한 정회석 영산강유역환경청장에게 영산강의 현 모습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다. 정 청장은 "영산강 유역의 주민들에게 강 살리기는 오랜 숙원"이라며 "4대강 사업에 대한 타 지역의 여론에 비해 영산강 지역 주민들의 찬성 여론이 높다"고 토로했다.

영산강 살리기는 생태복원의 조감도를 철저히 따르고 있다. 흡입식 준설공법을 도입하고 물 돌리기 공법을 활용하는 등 준설 시 탁수발생을 최소화하고，기준 이내의 발생 준설토는 생태공원 조성，농경지 리모델링을 위한 복토재로 활용하는 등 환경영향 최소화를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정 청장은 "강수량은 늘지만 기온의 상승으로 물 증발이 많아지는 기후 변화 양상에 전라도 광주지역은 특히 민감하다"며 "기후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생태적인 보(洑)의 설치와 관리，인위적인 물길 조성 등을 통한 유량확보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 청장에게 환경 살리기는 경제 살리기와도 맥을 같이한다. 환경과 경제가 대립관계라고 규정해온 그간의 분석 틀은 환경이 경제의 새로운 수요를 만든다는 인식 틀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지구 차원의 환경 수요가 늘어나게 되면 물길의 생태 복원 경험이 한국 경제의 또 다른 성장 엔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 청장의 생각이다.

"21세기는 물의 시대죠. 물은 생명을 잉태하고 생명은 생태계를 키웁니다. 현재 진행 중인 영산강 살리기 사업은 콘크리트로 뒤덮는 투박한 건설 사업이 아니라 50년 전의 영산강 생태계를 더욱 풍부하게 되살려 내는 에코사업입니다. "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