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 어긋나는 투자는 위험…단순하게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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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현주 미래에셋회장이 뉴욕서 전하는 성공투자
2년5개월만에 기자들과 만나…이머징 투자 월가보다 잘할수 있어
한국증시 실적 감안하면 위험적다
2년5개월만에 기자들과 만나…이머징 투자 월가보다 잘할수 있어
한국증시 실적 감안하면 위험적다
"투자자로 성공하려면 심플하게 생각해야 한다. 상식에 입각해 사물을 길게 볼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지난 24일 세계 금융의 심장부 뉴욕을 찾아 자신의 투자철학과 미국 진출 전략을 풀어놓았다. 맨해튼의 한 레스토랑에서 뉴욕 특파원들과 만난 박 회장은 "이머징 마켓 투자에 관한 한 월가의 어떤 금융사보다도 잘할 자신이 있다"며 "이머징 마켓에서 성장해 선진시장으로 진출한 회사는 우리가 처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이 기자간담회를 연 것은 2007년 11월 '인사이트 펀드'출시 이후 2년 5개월만이다.
그는 "미래에셋은 상식에 입각해 사물을 바라보고 투자한다는 면에서 월가 금융사와 비교해도 리크스 관리 능력이 뒤지지 않는다"고 자평했다. 미래에셋은 이머징 마켓 투자에서 영국 바클레이스에 이어 세계 2위의 규모를 자랑한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 미래에셋의 어떤 펀드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관련 증권을 편입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해당 상품이 너무 복잡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복잡한 것은 리스크(위험)를 감추기 위한 것인 경우가 많고 위험한 것은 안 하는 게 낫다는 설명이다. 박 회장은 "장기적으로 보고 잘 알고 있는 것에 투자하면 투자자나 운용사나 성공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그는 특파원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상식적으로 바라보자"라는 말을 수차례 되풀이하며 상식에 기반한 투자원리를 강조했다. 미국 경제를 전망하면서도 상식적으로 봤을 때 미국은 균형이 깨진 구조라는 점을 지적했다.
"미국은 금융 섹터의 비중이 너무 커졌다. 30년 전부터 똑똑한 사람들이 월가에 몰려들었다. 인적자원 배분이 왜곡된 것이다. 똑똑한 사람들이 금융산업에 모여 일을 하다 보면 파생상품처럼 팬시한(멋진) 것만 만들려고 한다. 이는 1~2년 내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
이런 진단을 깔고 있는 터여서 박 회장은 미국 부동산에는 투자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한국 부동산시장 전망에 대해선 자신이 전문가가 아니라면서도 "한국 사회가 디레버리지(차입 축소) 과정에 있는 만큼 사놓으면 무조건 오른다는 '부동산 신화'는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조심스레 지적했다.
"과거에는 2년치 월급만 모으면 집을 살 수 있었는데 그때는 부동산 투자를 하지 않으면 비정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월급에 비해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오르지 않았는가. 큰 흐름을 봐야 할 때다. "
최근 국내 주식시장의 강세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박 회장은 "시장 (움직임) 자체를 인정하는 게 좋다. 오르면 오른 이유가 있는 것"이라며 "기업 이익이 향상된 것에 비하면 주식은 위험하게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증시의 경우 그리 좋게만 보는 것은 아니며 유럽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 브라질 등은 성장 가능성이 풍부하다고 봤다.
박 회장은 22일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국제기업가정신 과정에 아시아 금융인으로는 처음으로 연구사례로 초청받아 가진 강연에서도 자신이 사업에 성공할 수 있었던 첫째 덕목으로 '상식(common sense)'을 꼽았다. 장기적 관점에서 인생을 설계할 때 가장 필요한 것이 상식이라는 것이다. 그는 "투자 과정에서 온갖 어려움을 겪게 되더라고 상식을 지키면 도전을 극복할 수 있고 치명적 실수를 피할 수 있다"며 "복잡한 사안일수록 단순하게 쪼개보고 상식에 입각해 올바른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미래에셋은 미국에서 이머징 마켓 펀드 판매를 대행할 현지 금융회사와의 제휴를 추진 중이다. 박 회장은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큰 곳과 거래하면 미래에셋이 제대로 사업을 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혀 중견 금융사와의 제휴 가능성을 내비쳤다. 미래에셋 전체 이익의 절반가량을 해외에서 거둘 때까지 해외사업을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그는 미래에셋의 지난해 순익(4000억원)에 대한 배당을 받을 것이냐는 질문에 "올해는 받는 것을 생각해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받지 않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배당금을) 장학금 확대 등 좋은 일에 쓸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지난 24일 세계 금융의 심장부 뉴욕을 찾아 자신의 투자철학과 미국 진출 전략을 풀어놓았다. 맨해튼의 한 레스토랑에서 뉴욕 특파원들과 만난 박 회장은 "이머징 마켓 투자에 관한 한 월가의 어떤 금융사보다도 잘할 자신이 있다"며 "이머징 마켓에서 성장해 선진시장으로 진출한 회사는 우리가 처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이 기자간담회를 연 것은 2007년 11월 '인사이트 펀드'출시 이후 2년 5개월만이다.
그는 "미래에셋은 상식에 입각해 사물을 바라보고 투자한다는 면에서 월가 금융사와 비교해도 리크스 관리 능력이 뒤지지 않는다"고 자평했다. 미래에셋은 이머징 마켓 투자에서 영국 바클레이스에 이어 세계 2위의 규모를 자랑한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 미래에셋의 어떤 펀드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관련 증권을 편입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해당 상품이 너무 복잡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복잡한 것은 리스크(위험)를 감추기 위한 것인 경우가 많고 위험한 것은 안 하는 게 낫다는 설명이다. 박 회장은 "장기적으로 보고 잘 알고 있는 것에 투자하면 투자자나 운용사나 성공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그는 특파원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상식적으로 바라보자"라는 말을 수차례 되풀이하며 상식에 기반한 투자원리를 강조했다. 미국 경제를 전망하면서도 상식적으로 봤을 때 미국은 균형이 깨진 구조라는 점을 지적했다.
"미국은 금융 섹터의 비중이 너무 커졌다. 30년 전부터 똑똑한 사람들이 월가에 몰려들었다. 인적자원 배분이 왜곡된 것이다. 똑똑한 사람들이 금융산업에 모여 일을 하다 보면 파생상품처럼 팬시한(멋진) 것만 만들려고 한다. 이는 1~2년 내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
이런 진단을 깔고 있는 터여서 박 회장은 미국 부동산에는 투자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한국 부동산시장 전망에 대해선 자신이 전문가가 아니라면서도 "한국 사회가 디레버리지(차입 축소) 과정에 있는 만큼 사놓으면 무조건 오른다는 '부동산 신화'는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조심스레 지적했다.
"과거에는 2년치 월급만 모으면 집을 살 수 있었는데 그때는 부동산 투자를 하지 않으면 비정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월급에 비해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오르지 않았는가. 큰 흐름을 봐야 할 때다. "
최근 국내 주식시장의 강세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박 회장은 "시장 (움직임) 자체를 인정하는 게 좋다. 오르면 오른 이유가 있는 것"이라며 "기업 이익이 향상된 것에 비하면 주식은 위험하게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증시의 경우 그리 좋게만 보는 것은 아니며 유럽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 브라질 등은 성장 가능성이 풍부하다고 봤다.
박 회장은 22일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국제기업가정신 과정에 아시아 금융인으로는 처음으로 연구사례로 초청받아 가진 강연에서도 자신이 사업에 성공할 수 있었던 첫째 덕목으로 '상식(common sense)'을 꼽았다. 장기적 관점에서 인생을 설계할 때 가장 필요한 것이 상식이라는 것이다. 그는 "투자 과정에서 온갖 어려움을 겪게 되더라고 상식을 지키면 도전을 극복할 수 있고 치명적 실수를 피할 수 있다"며 "복잡한 사안일수록 단순하게 쪼개보고 상식에 입각해 올바른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미래에셋은 미국에서 이머징 마켓 펀드 판매를 대행할 현지 금융회사와의 제휴를 추진 중이다. 박 회장은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큰 곳과 거래하면 미래에셋이 제대로 사업을 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혀 중견 금융사와의 제휴 가능성을 내비쳤다. 미래에셋 전체 이익의 절반가량을 해외에서 거둘 때까지 해외사업을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그는 미래에셋의 지난해 순익(4000억원)에 대한 배당을 받을 것이냐는 질문에 "올해는 받는 것을 생각해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받지 않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배당금을) 장학금 확대 등 좋은 일에 쓸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