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오스트리아가 유럽 가스 수요의 35%를 충당할 사우스 스트림(South Stream) 가스관 건설 사업 협정에 서명했다고 25일 러시아 관영 리아 노보스티 통신 등이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전날 오스트리아 빈을 방문, 베르너 파이만 총리와 사우스 스트림 참여 문제를 협의했고 곧바로 양국 에너지 장관이 정부간 협정서에 서명했다. 또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즈프롬은 오스트리아 에너지 기업 `OMV'와 이번 프로젝트 합작 법인 설립을 위한 기본 협정에 합의했다. 오스트리아는 사우스 스트림을 통해 한해 20억㎥ 상당의 러시아산 가스를 공급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6월부터 가즈프롬과 이탈리아 에너지 기업 `에니'가 주도적으로 추진해 온 사우스 스트림 프로젝트는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흑해 해저를 거쳐 불가리아로 수송한 뒤 한 갈래는 그리스-이탈리아 남부, 다른 한 갈래는 세르비아-헝가리-오스트리아-슬로베니아-이탈리아로 각각 공급하는 사업이다. 2015년 가동 목표인 이 가스관의 수송 능력은 연간 630억㎥에 달해 러시아가 유럽으로 보내는 가스 수요의 35%를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러시아는 이미 다른 관련국과 정부 간 협정을 맺은 상태로, 각국 에너지 회사와 합작회사 설립이 최종적으로 마무리되면 내년 2월 기술 및 경제성 평가를 거쳐 바로 공사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유럽에 공급되는 러시아산 천연가스는 80%가 우크라이나 영토를 통해 수송되는데 러시아는 공급 루트의 다각화를 위해 사우스 스트림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사우스 스트림은 유럽연합(EU)이 추진 중인 `나부코' 가스관 사업의 `견제용'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나부코는 카스피해 지역과 중동의 천연가스를 터키-불가리아-루마니아-헝가리-오스트리아로 수송하려는 가스관 건설 구상으로, 유럽의 러시아 에너지 의존을 낮추려는 의도에서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나부코는 가스 공급국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한익재기자 ij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