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자이(GS건설)''래미안(삼성물산)' 등 유명 브랜드 아파트를 보기 힘들어질 전망이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보금자리주택 공급 여파로 분양 시장이 얼어붙자 대형건설사들도 분양 규모를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이 올해 분양하는 아파트는 재건축 · 재개발 단지를 포함,총 800여채에 불과할 전망이다. GS건설은 작년 말 올해 분양목표를 1만1000채로 잡았고 재건축 · 재개발 단지를 제외한 일반 분양물량은 2300여채였다. 회사 관계자는 "보금자리주택 등으로 분양시장이 침체될 전망"이라며 "올해 확정적인 분양물량은 800채를 조금 웃돌 것"이라고 밝혔다.

GS건설은 분양시장 여건이 좋았던 2007년,2008년 각각 1만4000채,1만1000채 이상으로 국내 건설사 중 가장 많은 아파트를 공급했다. 이때와 비교하면 많게는 20분의 1 가까이 분양 규모가 줄어든 것이다.

'자이'와 함께 아파트 브랜드의 대명사로 꼽히는 '래미안'도 올해 공급 물량이 확 줄어들 전망이다. 삼성물산은 당초 올해 분양 물량을 1만5000채로 잡았으나 시장 상황이 바뀌자 1만1000채 정도로 줄였다. 조정한 물량도 달성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관측이다. 올 들어 지금까지 분양한 900여채 정도를 제외하곤 분양 일정이 대부분 미정인 상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관계자는 "재건축 · 재개발 물량을 제외하고 올해 일반분양하는 규모는 수원 신동 지역 등 3곳이지만 이미 분양한 은평뉴타운을 제외하면 모두 불확실한 상태"라며 "재건축 · 재개발의 경우 정책이 수시로 바뀌고 투자 매력도 떨어져 사업추진을 장담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2007년 1만4000채 이상의 아파트를 '래미안'이름으로 공급했다.

'자이'와 '래미안' 외에 유명 브랜드를 보유한 다른 대형 건설사도 사정은 이와 비슷하다. 작년에 1만채가량을 공급했던 'e편한세상'의 대림산업은 올해도 1만1000채를 분양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분양한 아파트는 한 채도 없다. '아이파크' 브랜드의 현대산업개발도 올 들어 분양한 아파트가 전무하다. 그나마 '푸르지오'의 대우건설이 2000채 정도를 공급했지만 올해 목표치(1만2000채)의 6분의1 정도에 그치는 상황이다.

건설업계는 대형건설사들이 주택 공급을 대폭 줄인 배경으로 보금자리주택을 꼽고 있다. 공급을 해봐야 주변 시세의 절반 가량으로 분양가가 책정된 보금자리주택과 경쟁해서 이기기 힘들어 사업을 뒤로 미루거나 재검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건설사 관계자들은 "분양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실적을 유지하거나 끌어올리려면 해외플랜트 등 다른 사업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는 경영진의 판단도 아파트 공급을 줄이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