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6일 출시한 3D LED TV 9000 시리즈는 연내 TV사업 진출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애플과 구글에 맞서 시장을 수성하기 위한 선제적 제품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9000시리즈는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 기능을 대폭 강화, 풍부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인터넷 TV 기능을 통해 뉴스, 날씨, 증권, UCC, 영화 등 유익한 인터넷 정보를 제공하며 세계 최초로 멀티 디바이스 애플리케이션 스토어인 ‘삼성 앱스’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도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다.

‘Allshare’ 기능으로 무선 DLNA(Digital Living Network Alliance)인증을 받은 PC, 휴대폰, 카메라 등에 저장된 드라마, 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를 무선으로 불러와 TV 대형화면으로 즐길 수도 있다.

9000시리즈보다 앞서 지난 2월 출시된 3D TV도 인터넷TV 기능과 함께 ‘삼성 앱스’를 통해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출시될 모든 3D TV 제품군에도 인터넷 TV 기능을 탑재하고, 삼성 앱스의 애플리케이션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TV용 앱스토어를 개설해 콘텐츠 확보에도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직까지 등록된 애플리케이션은 30여개에 불과하지만 대형 사이즈의 고화질 TV 특성을 잘 나타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위주로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움직임은 더 이상 하드웨어 제조에만 신경을 쓰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냄으로써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의미다.

특히 애플과 구글이 TV 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스마트폰 시장에서 밀린 입지를 TV 시장에서만큼은 수성하겠다는 의지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애플의 아이팟과 아이폰을 제조해 온 대만 최대 전자업체 홍하이는 작년 말 소니의 멕시코 LCD TV생산라인을 인수했다. 또 대만의 TV용 LCD 패널 제조업체인 CMO를 계열사로 편입시키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홍하이가 애플의 TV를 위탁 생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 역시 소니, 인텔 등과 손잡고 신개념의 구글TV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은 또 최근 반도체업체 ‘애그니럭스’를 인수했는데, 이를 통해 TV를 포함한 하드웨어 기술력을 키울 전략인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자사의 TV용 앱스토어 개발이나 인터넷 접속 기능, 콘텐츠 강화 등이 비단 애플과 구글을 의식한 전략이라고 설명하지는 않는다. 삼성 관계자는 "애플이나 구글이 TV 시장에 진출 할 지 안할 지는 두고 봐야 알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대응 전략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그러나 "전 세계 평판 TV 시장에서 1위를 굳혀온 삼성전자가 콘텐츠 확보에도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TV사업에 있어서만큼은 애플, 구글의 공세에 맞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