뭄바이 테러범 중 유일한 생존자인 모하메드 아지말 카사브에 대한 인도 법원의 선고 공판을 앞두고 파키스탄이 인도 정부에 그의 신병 인계를 요구했다고 현지 언론이 26일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파키스탄 정부 관리는 "우리 정부는 현재 진행 중인 7명의 뭄바이 테러 연루자에 대한 재판에 도움을 얻고자 그(카사브)를 접촉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또 파키스탄은 뭄바이 테러 공모 혐의로 검거된 인도 국적자 파힘 안사리의 인계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양국 간에 범죄인 인도 협정이 체결되지 않은데다, 뭄바이 테러 연루자 처벌 및 테러단체 척결 문제를 둘러싸고 양국이 여전히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이어서 파키스탄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인도는 그동안 카사브가 파키스탄 무장단체인 라시카르-에-토이바(LeT) 소속인 만큼, 파키스탄 정부가 이 단체와 연루자, 특히 파키스탄 정보기관 내 연관 세력을 척결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파키스탄은 이런 인도의 주장을 수용해 LeT와 연계된 자선단체를 폐쇄하고 관련자를 검거했지만, 인도가 명백한 증거를 제시하지 않는다며 처벌을 미루고 있다.

한편, 뭄바이 테러 이후 대화채널을 닫았던 양국 정상이 오는 26일 부탄 수도 팀푸에서 개막하는 남아시아지역협력연합(SAARC) 정상회담에서 만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파키스탄 외무부는 지난 21일 성명을 통해 SAARC 정상회의 기간에 유수프 라자 길라니 총리가 만모한 싱 인도 총리와 별도로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인도 측은 뭄바이 테러 사후처리가 미흡한 상황을 고려해 양국 정상 회담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니루파마 라오 인도 외무차관은 "지금까지 그런 회담 계획은 없다.

일단 기다려 보자"며 애매한 반응을 보였다.

(뉴델리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