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유통업체인 테스코가 기업도시 건설에 나섰다. 영국의 일간 더 타임스는 26일 "테스코가 런던 인근 네 곳에 소규모 도시를 건설할 예정"이라며 "다음 달 지방의회 승인을 받은 후 본격적인 도시 건설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새 도시는 런던 남동쪽에 있는 다트퍼드,울위치,브롬리 바이 보,스트레험에 건설될 예정인데 모두 테스코 매장이 있는 곳이다. 신도시는 테스코 매장을 중심으로 쇼핑과 레저 시설 등이 복합된 형태로 건설될 예정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전 세계적으로 제조업에 기반을 둔 기업도시는 많으나 유통업에 기반을 둔 도시 개발은 드물다. 테스코가 계획 중인 기업도시의 특징은 부동산,금융 등 주택 구입부터 생활까지 모두 테스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테스코의 부동산 중개업을 통해 주택을 소개받을 수 있고,테스코가 제공하는 모기지 상품을 이용해 주택을 구입할 수도 있다. 또 테스코에서 발급하는 신용카드로 생활용품을 구입하는 등 테스코가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된다.

테스코는 다음 달 브롬리 바이 보 지역을 시작으로 총 네 곳에 2500여채의 주택을 건설할 계획이다. 주택뿐 아니라 학교,호텔,공원 등 생활 시설도 함께 건설할 계획이라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테스코 관계자는 "이 같은 혁신적인 모델의 도시 건설은 다른 어느 기업도 따라할 수 없다"며 "해당 지역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테스코에 따르면 이번 도시 건설에 따라 늘어나는 일자리는 약 1000개로 추정된다.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영국 신경제재단(NEF)의 조시 콜린스는 "기업도시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부동산부터 금융까지 테스코가 모든 것을 맡으면 테스코가 지역경제의 모든 부문을 장악하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이로 인해 테스코가 정부보다 개인의 정보를 더 많이 갖게 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