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만원 투자해 1억6400만원…220배 '껑충'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1999년 삼성자동차 부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상장을 추진하면서 당시 우리사주 조합원 8500여명에게 1인당 평균 150주씩 모두 128만주를 배정했다. 그대로 갖고 있다면 1인당 평균 75만원을 투자해 1억6400만원을 손에 쥐게 된 것이다. 무려 220배에 달하는 수익률이다. 현재 삼성생명 직원 6200명 중 절반인 3100명이 당시 우리사주를 받았다.
삼성생명은 이번에도 우리사주 조합에 20%를 공모가에 배정했다. 1인당 1400주꼴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이 상장된 후 주가가 올라갈 가능성이 커 직원들이 추가 차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범(汎)삼성가 중에선 신세계와 CJ제일제당이 500만주씩을 구주 매출로 매각해 각각 5500억원을 확보하게 됐다. 신세계와 CJ제일제당이 주당 장부가액을 취득가와 같은 196원과 81원으로 책정해둔 점을 감안하면 투자 수익은 그야말로 대박이다. 구주 매출 후에도 신세계는 2214만4000주,CJ는 639만4340주,CJ제일제당은 459만5750주를 보유하게 된다. 신세계의 지분 가치는 2조4358억원이고 CJ는 7034억원,CJ제일제당은 5055억원이다.
우리은행 산업은행 등 삼성차 채권은행들도 11년 만에 채권을 회수할 가능성이 커졌다. 채권단은 상장 후 원금 2조4500억원을 회수하면 이를 반기보고서에 반영할 예정이다. 주당 4만원가량이 이익으로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우리 외환 신한 한국씨티은행이 각각 2000억원과 500억원,300억원,325억원가량 이익을 보게 된다.
앞서 상장한 대한생명과 동양생명의 우리사주를 보유한 직원들도 덩달아 희망을 품고 있다. 삼성생명 공모가가 높게 나옴에 따라 다른 생보사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싸다는 점이 부각돼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대한생명 주가는 지난 23일 3.52%오른 데 이어 이날도 1.3%상승한 9550원으로 마감했다.
반면 삼성생명이 상장해도 계약자에게 직접 돌아오는 몫은 없다. 2007년 생보사상장자문위원회가 생보사 상장 차익을 계약자에게 나눠줄 필요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삼성생명도 자금 확보 효과는 기대할 수 없다. 신주를 발행해야 회사로 자금이 들어오는데 이번 공모는 100% 구주 매출 방식이어서 기존 주주들만 차익을 보게 된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