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우선주들이 26일 무더기로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정부가 적대적 인수 · 합병(M&A)으로부터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추진 중인 '포이즌 필'(신주인수선택권)이 본격 시행될 경우 우선주의 상대적 가치가 올라갈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로케트전기를 비롯해 SK네트웍스 BNG스틸 동부하이텍 벽산건설 등 18개 종목의 우선주들이 일제히 상한가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상한가로 마감한 27개 종목 중 3분의 2를 우선주가 휩쓸었다. 특히 아트원제지일성건설 우선주는 각각 7일,3일간 연속 상한가 행진을 벌이고 있다. 한신공영우오라바이오틱스2우B성문전자우 등도 지난 주말보다 11% 이상 급등했다.

우선 보통주와의 가격 차이가 커진 점이 동반 상한가의 배경으로 꼽힌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탓에 통상 보통주보다 일정 비율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데 최근 상승랠리에서 소외된 탓에 가격 차이가 너무 커져 '보통주 따라잡기'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정부의 포이즌 필 제도 도입 움직임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귀남 법무부 장관이 지난주 전경련 주최의 조찬강연회에서 기업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책들이 빨리 입법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발언을 해 포이즌 필 도입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보통주에 비해 과도하게 할인된 채 거래됐던 우선주는 포이즌 필이 시행되면 저평가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이즌 필이 도입되면 보통주의 가치(의결권 프리미엄)가 떨어져 상대적으로 우선주의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포이즌 필은 기업의 경영권 방어 수단의 일종으로 적대적 M&A나 경영권 침해 시도가 일어날 경우 기존 주주들이 신주를 시가보다 싼 가격에 매입할 수 있도록 미리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