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26일 거래에서 연중 최저점을 단숨에 갈아치우며 1100원대 초반으로 내려왔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10시28분 전 거래일인 지난 23일보다 5원(0.45%) 하락한 1103.7원을 기록 중이다. 환율이 1103원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08년 9월 12일(1097원) 이후 19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3원 오른 1109원으로 출발한 뒤 오전 9시3분에 1104.3원으로 급락했다. 이후 결제와 숏커버(팔았던 달러를 되사는 것)가 유입되며 1104원에서 잠시 주춤하더니, 다시 하락압력을 받으며 오전 10시25분 1103.4원에서 장중 저점을 확인했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의 주요지수가 19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인 데다, 그리스가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는 소식에 유로화가 거의 1년 만에 최저치에서 반등한 것이 이날 원달러 환율의 하락 재료로 작용하고 있다.

또 5월 초 삼성생명의 공모를 앞두고 외국인 투자자금이 서서히 유입되는 모습이다. 코스피지수도 1%대의 상승세를 보이며 원달러 환율 하락을 돕고 있다. 오전 10시28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7.99p 상승한 1755.02를 나타내고 있다.

같은 시각 국제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뉴욕장 종가(1.3385달러)보다 조금 오른 1.3387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94.19엔을 기록 중이다.

한 시중은행의 외환전문가는 "원달러 환율이 1104원에서 정체하며 위로 오르지 못하니까 롱플레이가 위축됐다"며 "이 때문에 달러 매수세가 많이 사라져 환율이 1103원으로 내려왔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주식이나 펀드물량으로 추측되는 역외세력 중심의 달러 매도세가 나오며 환율이 밀렸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