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공업기계 내장품을 주로 생산하는 전진엔텍(대표 김병국)이 각종 선박의 침몰사고를 막기 위한 급속개폐장치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130bar(1㎠의 면적에 1㎏의 힘이 균일하게 작용하는 압력)의 초고압 · 고온에서 가스나 물이 새지 않고 1분여 만에 자동으로 문을 여닫을 수 있는 급속개폐장치를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김병국 대표는 "외국의 설계도면을 수입해 만든 제품은 있었지만 독자 설계와 시공 능력을 갖추고 급속개폐장치를 개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급속개폐장치란 잠수함이나 군함,컨테이너선이 화재나 침수 등 사고로 침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선상 아래공간의 칸과 칸 사이에 반드시 설치하는 구조물이다. 가로 1m,세로 2m 면적에 2000t의 압력(100bar)을 견디면서도 1~2분 만에 문을 여닫을 수 있는 기술력이 요구돼 그동안 영국 독일 등 일부 국가가 독점해 왔다.

이 회사가 개발한 급속개폐장치는 사람의 손으로 수십개의 볼트를 작동시켜 20~30bar 정도의 낮은 수압을 체크해가면서 3~4시간 걸리는 기존의 대형 수동개폐장치의 단점을 보완해 빠르게 문을 여닫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에선 그동안 영국 독일 등에서 수동 또는 급속개폐장치 제품을 전량 수입해 왔다"며 "이번에 개발한 제품은 외국 제품에 비해 가격이 30% 이상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전진엔텍은 이에 따라 석유화학이나 가스회사,잠수함 · 군함 · 일반선박을 만드는 조선회사 등 국내외 급속개폐장치 수요 기업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