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소액주주)들이 잇달아 자신들이 주식을 보유한 회사에 대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

뜻이 맞는 소액주주들이 지분을 모아 감자비율을 변경하고 경영권을 인수하는 등 회사의 경영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27일 스멕스는 전날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20대 1 감자안이 5대 1로 변경돼 승인·가결됐다고 공시했다. 스멕스 측은 소액주주들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라고 전했다.

스멕스 소액주주모임 관계자는 "스멕스는 2008년에도 20대 1의 감자를 결정한 바 있다"며 "이번에도 20대 1의 감자를 하는 것은 주주들의 희생이 너무 크다고 생각해 감자비율 변경을 회사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스멕스의 최대주주인 홍석윤 공신세미콘탁터 대표를 비롯해 주총에 참석한 소액주주 30여명, 의결권을 위임한 소액주주 30여명의 지분을 규합, 감자비율을 바꿨다. 또 이사후보 및 사외이사후보 선임안건과 소비자여신금융업 사업목적 추가 안건도 부결시켰다.

이 관계자는 "최우선 목표는 스멕스가 상장폐지실질심사 대상에서 제외돼 거래가 재개되는 것"이라며 "이와 관련한 분식회계건은 현 경영진과는 상관이 없으니 심사대상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주주협의체를 구성해 경영사항 전반을 논의하기로 회사와 합의했다"며 "소액주주와 회사가 합심해 스멕스를 다시 정상궤도에 올려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멕스는 2007년과 2008년 회계장부에 대여금 등 자산 허위계상으로 당시 대표이사가 검찰에 고발당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현재 상장폐지실질심사 대상여부를 한국거래소에서 심사 중이고, 지난 14일부터 거래가 정지됐다.

성창기업지주의 소액주주들은 주가 관리를 위해 나섰다. 전날 인터넷 소액주주모임인 네비스탁은 소액주주 33인의 의결권을 규합해 5.68%의 지분을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보유목적은 '소액주주 권익 실현 및 경영참여'다.

마종훈 네비스탁 기업평가팀장은 "성창기업지주의 소액주주들은 기업가치가 시장에서 제대로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모였다"며 "이들은 앞으로 대주주와의 의상소통과 회사와의 면담을 통해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활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네비스탁은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가 결정된 이루넷에 대해서도 소액주주 14인의 지분을 모아 '경영참여'를 선언한 바 있다.

마 팀장은 "이루넷의 경영진은 횡령·배임 혐의가 발생하는 등 임원진을 믿을 수 없어, 회사에 경영진 교체를 위한 임시주총 개최를 요청해 놓은 상태"라며 "회사가 이를 거부할 시에는 법원에 임시주총 개최 가처분을 신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소액주주 운동을 지원하는 인터넷 모임인 네비스탁의 회원수는 지난해 500명 수준에서 올해 1만6000여명으로까지 늘어, 앞으로도 소액주주들의 활발한 활동이 예상되고 있다.

하이스마텍의 소액주주들은 이 회사의 경영권을 인수해버렸다.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가 결정된 하이스마텍은 전날 박흥식 대표이사가 보유지분 중 2만2000주와 경영권을 소액주주대표 박재형씨에게 2억원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