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전문 수입업체들이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막걸리 열풍에 판매가 급감한 데다 경쟁이 치열해 지며 이중고를 겪고 있는 탓이다.

27일 와인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금양인터내셔날 롯데주류BG 나라식품(단하유통 포함) 아영FBC(대유와인 포함) 신동와인 등 5대 와인 수입 전문업체의 작년 매출은 1603억원으로 한 해 전(1866억원)에 비해 14.1% 줄었다.

신동와인은 195억원으로 전년보다 20.1% 줄었고,롯데주류BG와 금양인터내셔날은 각각 17.1%,14.8% 감소했다. 대부분 영업이익도 급감했으며 나라식품의 경우 순손실을 냈다. 지난해 와인 수입액은 1억1240만달러로 전년 대비 32.5%나 감소했다.

와인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막걸리에 밀려 타격을 입은 데다 대형 유통망을 지닌 신세계와 LG 등 대기업들이 와인 수입에 나선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영업을 시작한 '신세계 L&B'는 칠레와인 G7을 직수입해 이마트에 납품하면서 영업 7개월 만에 매출 80억원을 올렸다. 2008년부터 와인 수입에 나선 LG상사의 트윈와인도 지난해 매출 80억원을 기록했다. 이들은 관계사 영업을 확대해 올해 각각 매출 200억원과 15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 들어서도 경기회복과 함께 주류시장이 살아나고 있지만 와인은 예외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 1분기 와인 수입액은 2809만달러로 전년 동기(2890만달러)보다 2.8% 감소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