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출판부문 1위 업체인 웅진씽크빅이 전자책 콘텐츠시장에 진출하면서 가격 주도권을 출판사가 갖겠다고 밝혀 교보문고 등 전자책 유통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 대형 출판사인 맥밀란과 전자책 유통 1위 업체 아마존의 수익 배분과 가격 주도권을 둘러싼 갈등이 국내에서도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웅진씽크빅은 올해 중 1000종의 전자책 콘텐츠 공급을 시작으로 2012년까지는 2000종의 전자책 콘텐츠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27일 밝혔다. 이를 통해 2012년까지 이 부문에서 7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우선 관계사인 북센의 전자책 서점인 모미북을 통해 전자책 콘텐츠를 판매하고 향후 유통채널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유통업체들이 긴장하는 이유는 웅진씽크빅이 이번 전자책 시장 진출을 계기로 유통업체와의 계약 관행을 바꾸겠다고 밝힌 점 때문이다. 웅진씽크빅은 전자책 콘텐츠를 내놓으면서 유통업계에 세 가지 조건을 제시하고,이 조건을 수용하는 유통업체에만 책을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전자책 수익을 출판사와 유통사에 7 대 3으로 배분키로 했다.

웅진씽크빅 관계자는 "그동안 유통사들의 비용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익 배분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져 콘텐츠 생산자의 적극적 참여를 가로막았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전자책 수익은 출판사와 유통사가 6 대 4,또는 5 대 5로 배분하는 경우가 많았다. 가격 결정권도 대부분 유통업체들이 갖고 있었다. 하지만 출판업계 1위인 웅진씽크빅이 전자책시장에 뛰어들면서 그동안 유통사들에 유리하게 돼 있는 관행을 바꾸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웅진 씽크빅 관계자는 “전자책의 수익 및 유통구조가 명확하게 확립되지 않아 중소형출판사의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다” 며 “전자책의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 창출을 위한 리더십이 절실한 상황” 이라고 설명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