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거진 유럽발(發) 악재로 국내외 금융·상품 시장이 비틀거리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포르투갈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로 두 단계 하향 조정하고, 그리스의 신용등급도 'BBB+'에서 정크등급(투자부적격)인 'BB+'로 강등한 영향이다.

이로 인해 밤사이 국제 원자재 상품 가격은 일제히 하락했다. 그리스와 포르투갈뿐 아니라 아일랜드, 이탈리아, 스페인 등의 국채 금리는 급등했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13.04p(1.90%) 떨어진 10991.99를 기록, 1만1000선이 붕괴됐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큰 폭으로 오르고 있고,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두자릿수의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원자재 가격 '곤두박질'
27일(현지시간) 국제 원자재 상품가격은 유럽 재정위기 확산으로 곤두박질쳤다.

특히 팔라듐이 가장 크게 내렸다. 런던백금&팔라듐시장(LPPM)에서 거래되는 팔라듐 현물은 전날보다 21달러(3.68%) 떨어진 온스당 555달러에 마감됐다.

금값도 떨어졌다. 런던귀금속시장(LBMA)에서 금 가격은 전날보다 5달러(0.43%) 내린 온스당 1149.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은 5월물은 전날보다 21.8달러(1.19%) 내린 온스당 1811.9달러에 종가가 이뤄졌다.

유가도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6월물은 전날보다 1.76달러(2.1%) 떨어진 배럴당 81.44달러를 기록했다.

비철금속류는 모든 종목이 하락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3개월물은 오전 거래 가격이 전날보다 무려 104달러(1.33%) 하락한 톤당 7691달러에, 알루미늄 3개월물 오전 거래 가격은 33달러(1.42%) 내려간 톤당 72290달러에 마감됐다.

◇환율 급등·주가 급락…"빠르게 안정 찾을 것"
전날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으로 반등에 성공한 원달러 환율은 이날 유로존 우려로 또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4원 오른 1120.5원으로 출발한 뒤 장중 1123원까지 치솟았다. 오전 11시18분 현재는 전날보다 6.5원(0.59%) 높은 1116.6원을 기록하고 있다.

외환전문가들은 유로화가 급락하자 안전자산인 달러화로 수요가 몰리면서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올랐다고 분석했다. 국내외 주식시장이 '유럽발 쇼크'로 약세를 보이는 점도 환율의 상승 재료로 쓰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3.38p(1.91%) 내린 1716.17로 출발한 뒤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며 1720선에서 머무르고 있다. 오전 11시18분 현재는 전날보다 19.91p 떨어진 1729.64를 기록 중이다.

이처럼 유로존 우려로 국내외 금융시장이 휘청거리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 그리스에 대한 우려감이 완화되면서 금융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재성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현재는 금융시장이 타격을 받고 있지만, 앞으로 유로존 문제가 주변국으로 확산되면서 그동안 다소 안이하게 대처했던 그리스에 대한 지원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조 이코노미스트는 이어 "이 경우 유로화가 약세를 벗어나면서 국제 외환시장이 빠르게 안정될 것"이라며 "미국도 경제 회복세가 뚜렷하니까 세계 경제로 부정적 영향이 확산되는 것은 다소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